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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문화 들춰보기: 나주 멧재와 나주배 농업 유산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부학회장겸 학술지 편집위원장 허북구 2022-07-01
배영래 jnnews.co.kr@hanmail.net

사진, 일제 강점기에 발행된 그림 엽서로 나주 남산에서 바라다본 나주평야[전남인터넷신문]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의 면적은 605.2제곱킬로미터이다. 나주시는 1914년에 나주군 종남면(終南面)의 일부가 영암으로 편입된 것과 1949년에 나주 삼도면, 평동면, 본량면이 광산군으로 편입된 것을 제외한 현재 면적은 608제곱킬로미터로 서울보다 넓다.

 

나주에서 가장 높은 산인 금성산은 해발 451m로 나주에서 바라다보이는 광주 무등산의 해발 1,187m, 영암 월출산의 809m보다 낮다. 나주는 산이 낮은 대신 낮은 언덕과 평야로 이루어져 예로부터 호남을 대표하는 곡창지대였다.

 

1959년 3월 15일자 조선일보의 ‘오븟한 과수원촌락 비료 공장 건설에 큰 기대’라는 기사에는 “인구 204,226명, 이름 높은 곡창(穀倉), 소백산맥의 기슭에 자리잡으며 백제와 신라 시대를 비롯하여 호남의 요도로서 그 이름 높은 나주군은 현재 호남의 곡창인 동시에 산업발전의 기간지로서 또는 농산물의 집산지가 되고 있다.

 

나주 읍내를 끊임없이 잔잔히 흐르고 있는 신탄천(新灘川)이 이 군의 외곽을 흐르고 있는 영산강 유역의 나주평야는 토지가 비옥하여 어떠한 한발이 계속되는 해라도 곡물은 흉작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호남의 유일한 보고(寶庫)이다.”라는 내용이 있다.

 

나주평야의 수자원인 영산강은 4대강의 하나이며, 호남의 대표적인 강으로 전남 담양군에서 남서쪽으로 흘러 담양군, 광주광역시, 나주시, 영암군, 함평군, 무안군, 목포시 등지를 지나 영산강하굿둑을 통해 서해로 흘러드는 강이다.

 

영산강과 나주평야는 곡창역할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다양한 부수적인 문화를 만들어 냈다. 벼와 보리의 생산이 많다 보니 일제 강점기에 나주는 볏짚을 이용한 전국 최대 가마니 산지가 되었다.

 

일제 강점기부터 곡창지대 나주에서는 벼와 보리를 도정하기 위한 정미소가 곳곳에 설립되어 운영되었다. 나주시 과원길5(성북동)에 있는 나주정미소는 호남 최초의 정미소로 1920년부터 쌀을 도정한 정미소이자 정부양곡창고로 사용되었던 곳이다.

 

정미소는 나주시 읍성권 보다는 영산포에 특히 많이 있었다. 영산포에는 현재 영산포 삼거리, 영산포 축협하나로마트 옆, 영산포 남뎅이마을 부근, 영산포 새끼내 부근에 두 군데 등 곳곳에 크고 작은 정미소가 있었다. 

 

정미소에서 도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은 가축의 먹이로 이용되면서 축산업을 발달시켰으며, 축산업은 거름 생산을 촉진시켜서 과수와 식량작물의 재배에 큰 보탬이 되는 등 순환농업을 만들어 냈다.

 

나주에서는 특히 벼의 도정(搗精) 과정에서 발생하는 왕겨가 풍부했다. 평야 지대인 나주에서 왕겨는 멧재로 불리면서 땔감으로 많이 이용되면서 멧재 음식문화를 만들어 냈다. 동시에 창고의 단열용, 베개의 내용물 등 생활속에서 다양하게 이용되었고, 축사 바닥용, 퇴비, 토양피복 재료, 물이 많은 토양의 물성개량, 토양개량용의 훈탄 등 농업용으로도 요긴하게 사용되었다.

 

나주에서는 이처럼 벼의 정미 과정에서 왕겨가 많이 발생하고, 왕겨의 용도가 다양하다 보니 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왕겨만을 전문적으로 유통하는 상인들이 생겨나 각종 수요에 효율적으로 공급했다.

 

나주에서 풍부한 왕겨 문화의 발달은 나주배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나주배의 재배과정, 저장 및 유통에서 왕겨의 이용문화는 곳곳에 스며들어 있으며, 나주만의 차별화된 나주배 농업유산을 형성해 왔다.

 

과거 나주배의 재배와 유통에서 왕겨는 풍부한 자원의 활용 차원에서 이루어졌지만 현대적인 시각에서 보면 저탄소 농법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나주배만의 농업유산으로 차별화하고 발전시킬 여지가 많다. 따라서 나주 배 농업 유산은 영산강과 왕겨, 저탄소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발굴하고, 전승 및 발전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참고자료

허북구. 2022. 미래를 바꾸는 탄소농업. 중앙생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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