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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돈 문제, 한국 교회는 무엇을 섬기고 있는가? - 목사들의 재정 비리, 교인 신앙에 가장 큰 영향… 교회 내부적 개혁 집중해…
  • 기사등록 2019-08-20 23: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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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강성금 기자]최근 한국 교회가 크고 작은 논란에 휩싸이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낳고 있다. 특히 목사들의 재정 비리가 끊임없이 불거져 이에 크게 실망한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7월 한 달 동안에도 단체 및 교회의 자금 운영 비리 문제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막말 등 여러 물의를 빚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는 한기총 내부 자금 관련 횡령·사기·공금착복 및 유용 혐의로 고발당했다. 한기총 조사위원회에 따르면 한기총 통장으로 들어와야 하는 후원금이 전 목사 본인 명의 또는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계좌로 입금돼 한기총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또 최근 징역 3년형을 선고 받은 성락교회 김기동 원로 목사는 목회비 60억 원, 부산 여송 빌딩 40억 원 등 총 100억 원대 배임·횡령으로 법의 심판을 받았다. 재판부는 선고 이유에 대해 “피고인은 영적 지도자로서 교인들에게 물질적 욕망을 억제하고 헌금하라고 설교했지만, 정작 본인은 교회를 개인 소유처럼 여겨 거액을 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베이비 박스’로 유명한 주사랑공동체 이종락 목사도 기초생활비 부당 수급 등의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먼저, 서울시 금천구청은 이 목사가 4년에 걸쳐 2억 원을 부당 수령했다며 그를 고발했다. 이에 이 목사는 행정 착오일 뿐 의도성은 없다고 해명했지만, 주사랑공동체 이사회에서 지난해 초부터 이미 이 문제를 지적해 온 사실이 알려져 비판의 소리가 더욱 커져갔다.

 

뿐만 아니라 주사랑공동체 직원들은 이 목사 일가의 ‘가족 경영’과 근태 관리 소홀 및 초과 수당, 식비 부당 수령 등으로 인한 불만을 끊임없이 토로해왔다. 이사회는 이를 해결하고자 법인 설립을 제시하고, 가족들이 일선에서 물러나는 대신 이 목사 아내에게는 10억 원, 딸에게는 1억 원 상당의 명예퇴직금을 지급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이 목사 딸은 올해 2월에 열린 총회에서 어머니가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갈등을 야기했으며, 그 갈등은 현재 진행 중이다.

 

이렇듯 목사의 재정 비리로 단체 및 교회 내 분쟁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교회문제상담소가 발표한 ‘2019년 상반기 교회분쟁 상담통계’ 결과에서 교회 내 분쟁을 일으키는 사람은 담임목사(69%)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대부분의 분쟁은 담임목사의 인사 및 행정 단독 운영으로 시작돼, 이를 장로(당회)가 목사를 견제하거나 잘못을 지적하지 않고 오히려 동조하면서 발생했다.

 

또한 교회문제상담소는 분쟁이 발생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재정전횡(32%)을 꼽으며, 담임목사의 독단과 전횡이 인사와 행정권을 넘어서 재정으로까지 이어져 더 큰 문제를 일으킨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목사들의 만행에 가장 큰 충격을 받는 것은 자신의 목사를 절대적으로 믿어온 교인들이다. 지난해 10월 지앤컴리서치가 ‘가나안 성도들의 신앙생활’을 주제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목회자에 대한 불만'으로 교회를 이탈했다고 응답한 사람들 중 무려 42.5%가 ‘목회자가 돈과 명예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라고 답했다. 그 다음 순으로 ▲자질 부족 ▲언행 불일치 ▲본인과 정치적 입장이 달라서 ▲권위주의적이라고 응답해, 대부분의 가나안 성도들이 한국 교회 목회자들의 윤리적 변화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교회에 재출석할 의향이 있는 과반수의 설문 참여자 중 46%는 ‘신앙과 생활이 올바른 목회자가 있는 교회’에 출석하고 싶다고 지목해 결국 교회 출석 여부에 목회자의 비중이 높음을 보여주고 있다.

 

손봉호 전 고신대 석좌교수는 자신이 저술한 책 ‘주변으로 밀려난 기독교’를 통해 “오늘날 한국교회 상당수가 하나님을 섬긴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돈을 섬기고 있으며, 이로 보아 한국교회가 섬기는 우상은 의심할 여지없이 돈”이라며 “성경적 신앙의 순수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돈의 위험을 직시하고 절제와 검소의 삶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와 마찬가지로 지난 6월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한목윤, 전병금 대표회장)가 ‘대형교회,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발표회에서, 손봉호 교수는 “한국교회가 자본주의의 폐해를 경고하고 빛과 소금 역할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그 속에 깊이 함몰하고 말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많은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교회를 일종의 종교 비즈니스업체쯤으로 여기며, 섬기기보다 주관하게 됐고 결국 교회를 자신의 소유로 생각하게 됐다. 그러나 이런 교회의 사유화는 비성경적이고 비도덕적인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날 발제자인 독일 신학자 이말테 교수도 “주요 교단의 교인 수가 매년 감소하고 있는 이때, 한국교회가 더 이상 외적인 양적 성장에 치우치지 말고 내부적으로 개혁과 갱신에 집중하며 실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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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nlyb09732019-08-29 09:47:49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 되어 버렸습니다.
    저도 신앙인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일부 목회자들의 설교와 다른 모습의 삶에 대해 분노를 넘어 허탈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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