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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대립 - 시인 강해자
  • 기사등록 2020-01-09 08:4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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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지나가니 작달비가 쏟아진다.

바람도 여기저기 매달린 빗방울 건드리며

비꽃을 날리며 옷깃을 적시고

 

보글거리며 끓어대던 김치찌개는 두부를

망가뜨리며 양은 냄비 뚜껑을 움직이고

붉고 거칠게 넘치는 국물로 분칠 하는 동안

 

냄새는 창문 틈새를 빠져나가

처마 밑에 꾸벅 졸고 있는

고양이의 두 귀를 벌떡 일으켜 세운다.

식탐에 군침을 삼키는 입술은

바싹 긴장감으로 타들어 가고

 

요동치는 냄새는 군중을 불러 모으고

편을 가르며 여유를 부리는 중매인은

손해 볼 거 없다 하니

 

식탁 위에 밥그릇은 비어 있고

냄비 속은 볼륨 맞지 않는 스피커마냥

지글 지글 거린다.

 

 

<약력>

2006년<대한 문학세계> 등단

창작문학예술인협회 광주전남지회장 역임

목포문인협회부회장

목포詩문학회동인. 전남문인협회회원

2014 올해의 예술인상. 한국문학발전상

2018 김영자 예술문화상

시집 <바다는 몸으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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