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사 구불한 숲길에서 길을 잃었다
머루알 돋아낸 성글한 바람
먼 그리움이 아늑히 방황하는
슬픔이 녹아 저음으로 호명하는 길
꼬리가 잘린 길고양이가
동그런 눈빛을 무료하게 굴리며 달아나고
낮달이 자작나무에 두 귀를 걸어 두는 곳
심줄처럼 유장한 미완의 물빛소리
서슴없는 발자국 소리가 또렸해
적막이 와서 덮쳐도 좋을......
기쁨엔 배가 된 울림으로
돌아갈 땐 힘내라고 등 토닥이는
땅끝, 해남에선 길을 잃어도
닳은 신발 끝이 지오그라피를 만든다
<이순애 약력>
2013 한국수필 신인상
무안문화원 백일장운문시우수상
시아문학상수상 한국 예총상표창
시집-꽃잠을 들키다-
2017 전남관광문화재단 문예진흥기금 수혜
현/광주대 문예창작과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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