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마른 갈대 어머니 / 李順姬
  • 기사등록 2020-02-26 21:48:23
기사수정


함평 파크 골프장 호수가

사그락사그락

마른 갈대가 내게 다가와

버석거리는 휘어진 옆구리, 어눌한 목소리로

어떤 바람결도 거부하지 않는다고

한마디 하네

 

새순이 올라올 때까지 견딘 마른 줄기가

혼신을 다해 흔들리며

꿋꿋함을 보여주듯

어머니도 새까맣게 타들어 가는 발톱을 보여주신 걸까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가야 할 때를 안다고

겸허히 스러질 줄 아는

아흔일곱 깡마른 어머니, 하늘나라로 가는 날

 

비쩍 마른 갈대 틈바구니 비집고

초록의 새순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 이순희(李順姬) 약력 )

 

1996년 <문학춘추>, <아동문예> 문학상, <문예사조>

전남문협 부회장, 목포문인협회 회장, 詩流문학회장 역임.

전남문학상, 전남시문학상, 삼성출판문화상 수상.

시집 「아름다운 동행」, 「아름다운 여정」, 「아름다운 안나푸르나」

「그리운 소색(素色)」, 「저 환한 산 빛 탓이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jnnews.co.kr/news/view.php?idx=27428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보성군, 연둣빛 계단식 차밭에서 곡우 맞아 햇차 수확 ‘한창’
  •  기사 이미지 강진 백련사, 동백꽃 후두둑~
  •  기사 이미지 핑크 빛 봄의 미소 .꽃 터널 속으로
한국언론사협회 메인 왼쪽 1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