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그락사그락
마른 갈대가 내게 다가와
버석거리는 휘어진 옆구리, 어눌한 목소리로
어떤 바람결도 거부하지 않는다고
한마디 하네
새순이 올라올 때까지 견딘 마른 줄기가
혼신을 다해 흔들리며
꿋꿋함을 보여주듯
어머니도 새까맣게 타들어 가는 발톱을 보여주신 걸까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가야 할 때를 안다고
겸허히 스러질 줄 아는
아흔일곱 깡마른 어머니, 하늘나라로 가는 날
비쩍 마른 갈대 틈바구니 비집고
초록의 새순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 이순희(李順姬) 약력 )
1996년 <문학춘추>, <아동문예> 문학상, <문예사조>
전남문협 부회장, 목포문인협회 회장, 詩流문학회장 역임.
전남문학상, 전남시문학상, 삼성출판문화상 수상.
시집 「아름다운 동행」, 「아름다운 여정」, 「아름다운 안나푸르나」
「그리운 소색(素色)」, 「저 환한 산 빛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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