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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의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못지않게 활용이 중요하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08-01 10:2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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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담양 대나무밭 농업’이 58번째의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됐다. 우리나라 전체로는 5번째, 전남에서는 2014년에 '완도 청산도 구들장 논'이 지정된 이후 2번째다.

 

세계중요농업유산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2002년에 창설한 인증 제도이다. 어떤 국가 또는 지역의 사회나 환경에 적응하면서 수 세기에 걸쳐 발달하고 형성되어 온 농업적 토지 이용, 전통적인 농업과 관련하여 육성된 문화, 경관,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으로 세계적으로 중요해 차세대에게 계승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세계중요농업유산의 영어 명칭은 Globally Important Agriculture Heritage Systems, GIAHS)이다. ‘세계중요농업자산시스템’으로 번역되지만 우리나라는 ‘세계중요농업유산’, 중국은 ‘세계적인 중요농업문화유산(全球重要农业文化遗产)’으로, 대만은 ‘세계적인 중요농업유산(全球重要農業遺產)’으로 부르고 있다. 일본은 ‘세계농업유산(世界農業遺産)’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다.

 

GIAHS의 인정 기준은 식량과 생계 보장(농림 수산업이 지역 사람들의 소득과 경제에 공헌하고 있는지), 농업 생물 다양성(농림 수산업 시스템이 생물 다양성에 기여하고 있는지), 지역의 전통 지식 시스템(전통적인 기술이 시스템에 포함되어 있는지), 문화, 가치관과 사회 조직(농림 수산업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문화적인 면이 포함되는지), 뛰어난 경관과 토지 및 수자원 관리의 특징(뛰어난 경관과 토지 및 수자원을 관리 할 수 ​​있는지)이다. 이와 더불어 농수산업 시스템의 유지 및 계승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요구된다.

 

GIAHS 등재 현황은 2020년 8월 현재 22개국 62개로 아시아 및 태평양지역이 37개(중국 15, 일본 11, 한국 5, 인도 3, 필리핀 1, 방글라데시 1, 스리랑카 1)로 가장 많다. 이어서 근동 및 북아프리카 11개(이란 3, 튀니지 3, 모로코 2, 아랍에미리트 1, 알제리 1, 이집트 1), 유럽이 7개(스페인 4, 이탈리아 2, 포르투갈 1), 중남미 및 카리브해 4개(페루 1, 칠레 1, 멕시코 1,브라질 1), 아프리카 3개(탄자니아 2, 케냐 1) 순이다.

 

GIAHS 등재국 중에는 선진국이 적다. 그 이유는 GIAHS의 도입 당시 심각하게 위협을 받는 개발도상국의 전통적인 농업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 때문이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보호가 필요한 전통적인 농업은 반드시 개발도상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2009년부터 GIAHS의 개념을 추진하여 2011년에 2개 지역을 GIAHS에 등재시켰다. 이어서 2014년에 우리나라 '완도 청산도 구들장 논'이 지정되었다. 이후 유럽 국가들도 GIAHS 인증에 참여하고 있다

 

세계중요농업유산과 세계유산은 다르다. 세계중요농업유산은 FAO에서, 세계유산은 유네스코에서 주관한다. 세계유산은 유형의 부동산이 대상이며, 엄격한 보호가 목적이다. 그러나 세계중요농업유산은 농림 수산업을 영위하는 지역이 대상이며, 보전은 물론, 지속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목적이다. 지역 환경에 적응하고 새로운 기술을 도입 할 수가 있다. 현대적인 부분을 도입하고, 진화하는 것이 허용되기 때문에 전통기술이 없어질 수도 있다.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되면 우리 정부에서 매년 2억 원씩 3년간 보조금을 지원해 유산자원의 조사·복원, 환경정비 등 지속적인 보전관리를 하도록 도움을 준다. FAO 차원에서 유지 및 계승을 위한 보조금 등의 지원은 없다.

 

FAO의 지원은 없지만 GIAHS 인증을 계기로 지역의 농수산업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것에 의해 지역에 사는 사람이 지역 자원의 소중함을 재인식하고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는데 큰 도움이 된다. 더불어서 지역의 농수산업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며, 지역 농산물의 브랜드화와 지명도 향상, 관광객 유치, 농업 유산을 이용한 사업 등 지역 활성화 매개체로 활용할 수가 있다.

 

그러므로 GIAHS 인증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후속적인 노력이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완도 청산도 구들장 논'은 등재 된 이후 지역 농업의 부흥 측면에서는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청산도 구들장 논처럼 GIAHS에 등재된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石川県 能登) 지역은 이 지역 계단식 논의 벼 재배가 2011년 GIAHS에 등재된 것을 계기로 브랜드화를 도모했다. 그 결과 계단식 논에서 재배한 쌀은 2013년에 124톤이었던 것이 2016년에는 270톤까지 증가했다.

 

완도군은 현재 '완도 청산도 구들장 논'에 대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에 나서고 있다. 세계유산은 엄격한 보호가 목적인만큼 세계중요농업유산과는 다른 면이 있다. 그렇더라도 군의 인지도 격상과 이를 통한 국내외 관광객 증가 등의 부분과 더불어 농업적인 측면에서 활용방안을 연구하고 적극 활용했으면 한다.

 

담양군은 GIAHS에 선정된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해외 사례 조사와 함께 ‘담양 대나무밭 농업’의 특성에 맞는 활용법의 연구와 추진에 의해 ‘세계중요농업유산’의 등재 효과를 극대화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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