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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된장물회와 열무김치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09-09 08: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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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장흥된장물회는 장흥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장흥에서는 대표음식으로 내세우는 것이 몇 가지가 있지만 대부분 타 지역에서도 전통이 있는데 비해 장흥식 된장물회는 장흥 회진면 일대의 해안 마을에서만 발달된 고유의 음식이다. 흔히 장흥된장물회라고 하는데,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열무김치된장물회이다.

 

장흥된장물회는 회진면의 덕산리, 삭금리, 신덕리, 회진리 일대와 관산읍 및 대덕읍의 일부 해안 마을에서 전승되어 온 음식이다. 이들 마을에서 원래 불리던 이름은 ‘된장물’이다. 이 이름이 1990년대까지도 사용되었으며, 지금도 이 지역의 어르신들은 된장물이라고 한다.

 

장흥된장물회의 유래와 역사는 명확하지가 않다. 기록에는 없으며,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90세 이상의 어르신들도 어렸을 때부터 먹었었으며, 그 분들의 할아버지도 어려서부터 먹었던 음식이라고 하니 최소한 100년 이상의 전통이 있다.

 

장흥된장물회의 조리법은 ‘생선살+된장+양념+열무김치’로 일반적인 물회에 된장과 열무김치가 첨가된 것이다. 장흥 회진면의 어르신들은 이 조리법에 대해 ‘만다’, ‘말아 먹는다’고 표현한다. 이곳에서 된장물을 말아먹자고 하거나 된장물 한 그릇을 말아달라고 하면 된장물회를 만들어 먹자거나 만들어 달라는 뜻이다.

 

장흥된장물회의 독특함과 차별화된 맛은 열무김치의 첨가에 있다. 우리나라에서 전통 물회 문화는 주로 제주도와 동해안에서 발달됐다. 제주도의 물회는 된장이 첨가되며, 동해안 물회는 양념과 더불어 고춧가루나 고추장을 첨가해서 컬컬하게 만들어 먹는 것이 특징이다. 전국적으로 물회에 열무김치를 넣어서 먹는 곳은 장흥이 유일하다.

 

열무김치가 들어간 장흥된장물회는 회진면 해안가 마을의 가정식이자 일상식이며, 자식들에게 전해지고 있는 향토 음식문화이다. 장흥된장물회가 외부 세계에 알려진 것은 낚시꾼들에 의해서다. 1990년대 중반 경 회진면 소재지에서 횟집을 하시던 분이 가정식의 된장물을 만들어 먹으면서 낚시꾼들에게 나눠준 것이 계기가 되었다. 맛을 본 낚시꾼들은 맛이 좋다며 자꾸 만들어 달라고 해서 아예 횟집에서 팔게 되었다. 이곳에서 맛을 본 사람들이 소문을 내면서 수요가 증가하자 된장물회를 판매하는 곳들도 늘어났다.

 

장흥된장물회의 맛은 맛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각종 맛 관련 서적에는 빠지지 않고 있으며, 이 물회를 먹기 위해 일부러 장흥 회진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장흥된장물회는 인지도가 높고, 문화적 소비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의 활용책은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장흥군의 균형적 관광 소비라는 측면에서 장흥된장물회는 중요한 자원이다. 장흥된장물회 문화가 있는 관산읍 일대에는 정남진 전망대, 천관산, 정남진 사금마을, 천관문학관이 있다. 회진면에는 해양낚시공원과 함께 소설가 이청준, 한승원 씨의 생가가 있다. 특히 한승원 씨가 태어나 자란 신덕리는 지금도 어느 집 할 것 없이 된장물회가 반찬으로 사용되고 있다.

 

천관산 산행과 해양낚시, 문학탐방의 촉진과 함께 회진면 소재지 일대의 미식 자원인 된장물회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만한데 방치되고 있다. 열무김치도 마찬가지이다. 장흥된장물회의 특징이자 다른 곳의 물회와 차별화된 맛의 비결은 열무김치에 있다. 된장물회 그 자체도 중요한 자원이지만 장흥된장물회라는 독특한 문화와 인지도는 장흥 열무김치의 우수함을 알리고 상품화 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자원이다.

 

장흥의 된장물회가 맛있는 것은 장흥의 열무김치가 맛있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고, 된장물회에 사용되는 맛있는 열무김치를 홍보하면 장흥의 맛있는 김치로의 이미지 확장이 가능하다. 이것에다 청태전차, 한우, 버섯, 키조개 등의 장흥 특산물을 조합해서 체계적으로 요리를 개발하고, 활용하면 미식관광지 장흥이 된다. 장흥의 열무김치된장물회에서 열무김치는 그냥 열무김치가 아니라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장흥의 미식문화를 키우고 홍보하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복덩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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