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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이 건강해야 국민이 건강해진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09-10 08: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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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인간 생활에서 중요한 먹을거리는 농산물이다. 농산물은 식량 가격을 낮추고 영양을 강화한다. 영양은 인간의 건강과 전염병에 대한 내성을 증가시키므로 건강을 생각하면 농산물을 빼놓을 수 없다. 코로나19의 감염 확산으로 여러 가지를 제한 받고 있음에도 먹을거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농산물이 있기 때문이다.

 

농산물은 인간의 건강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음에도 팽창적, 성장 지향적인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생산성이 낮다라는 명분으로 밀려 나고 있다. 이른바 세계화가 된 식량시스템으로 변하고 있다. 세계화된 식량시스템은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그 취약성이 크게 드러났다. 무역과 운송에 제한을 받게 되자 최빈곤층에서는 식량 접근에 치명적인 취약성을 나타냈다. 식량에 대한 접근성뿐만 재배 과정의 불투명성, 장기간의 저장과 유통으로 인해 안전성에도 의문이 제기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식량에 대한 접근성이나 안전성에 대한 치명적인 문제점이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 배경에는 농민이 있기 때문이다. 농민이 있어서 그러한데, 정작 농민은 매일같이 전염병에 늘 노출되어 있다. 전염병의 60% 이상이 인간-가축, 인간-야생 동물 및 가축-야생 동물의 접촉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가축, 인간 또는 둘 다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는 최근의 동물병 발병의 사례는 많다. 조류 인플루엔자, 살모넬라증(가금류 및 인간), 뉴캐슬병(가금류), 돼지독감, 니파바이러스(돼지 및 인간), 중동 호흡기 증후군(낙타 및 인간), 소결핵, 브루셀라증(주로 소와 인간), 광견병(개와 인간),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및 에볼라(인간), 코로나19 등이 그 예이다.

 

농민들은 3대 열성질환이라고 하는 쯔쯔가무시병이나 유행성출혈열(신증후출혈열), 렙토스피라증에도 매일 노출되어 있다. 이것들은 야생동물(들쥐 등)이 전염 매개체이다. 이중 쯔쯔가무시병은 쥐 등에 기생하는 털진드기 원인균에 감염된 진드기 유충이 사람의 피부를 물 때 균이 함께 나와 인체로 따라 들어가 증식하는 것으로 치사율이 30%에 달한다.

 

농민들이 전염병에 감염되면 당장 농상물의 생산량에 영향을 미친다.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에서는 1997년 이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으로 평균 수명이 5년 감소했다. 케냐의 연구진에 의하면 남성 가장이 사망한 농가의 작물생산은 57%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에서 열대성질병(NTD)에 의한 농업생산성 저하로 인한 기아도 심각한 현상이다(Nat Sustain. 2019;2(6):445–456).

 

농민이 건강하지 못하면 농산물 생산량이 떨어진다는 보고서는 많다. 이렇게 국민 건강과 직결된 농민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지난봄 졸업식, 결혼시즌에 맞춰서 생산한 꽃들은 판로를 잃었다. 원격수업이 이뤄짐에 따라 학교급식용으로 생산한 농산물이 갈 곳을 잃었고, 여행업 침제와 함께 외식용 채소 등도 판로를 잃었다. 이번 추석 때는 고향을 찾거나 친지를 찾는 등의 이동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추석 특수를 대비해서 농사를 지어온 농작물의 판로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코로나로 힘든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인 시기이다. 그 중에서도 농민들은 올해 유난히도 특별한 여름을 보냈다. 키우던 소가 지붕위로 올라가고, 논밭이 물에 잠기고 유실되었으며, 집이 물에 잠긴 곳도 많았다. 물 폭탄에 태풍까지 맞았다. 그런 농민들에게 이번 추석은 더욱 가혹한 추석이 될까 우려스럽다. 농산물의 구매와 함께 마음에 병이 생기지 않도록 농민들을 응원했으면 한다. 지자체서는 농민들의 3대 열성질환 예방 대책을 철저하게 세우고, 대응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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