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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낙양시의 모란 문화산업과 강진군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09-15 09: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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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김영랑 시인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로 유명한 모란(牧丹)은 부귀, 길조, 행복, 번영을 상징하는 꽃이다. 작약과의 목본식물인 모란은 중국에서 사랑받아 왔으며, 그 문화는 우리나라에도 유입되어 화훼뿐만 아니라 그림과 문학 등의 소재로 이용되어 왔다.

 

중국에서 모란의 이용문화는 수나라 때 시작되어 당나라 때 번성했으며, 송나라 때 꽃을 피웠다. 이후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꽃으로 정착했다. 중국꽃협회가 2019년 7월에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내 마음에 있는 국화’는 어떤 꽃인가를 조사한 결과에서는 ‘모란이다’라는 응답이 70%가 넘게 나타났다. 그만큼 중국에서 사랑받는 모란에는 목작약(木芍藥), 화왕(花王), 백화왕(百花王), 부귀화(富貴花), 천향국색(天香國色), 낙양화(洛陽花) 등 다양한 이름이 있다.

 

모란의 이름은 대체적으로 꽃의 아름다움과 특성에 대한 시각이 나타나 있는데 비해, 낙양화(洛陽花)는 낙양의 꽃이라는 뜻으로 지명이 부여된 이름이다. 중국 낙양(洛陽, 뤄양)은 중국 하남성(河南省, 허난성)에 있는 낙양시(洛阳市)이다. 낙양시는 4,000년 이상의 도시 역사를 갖고 있으며, 중국 역사에서 13개 왕조와 20개 이상의 정권이 행정 중심지로 자리 잡았던 중국 8대 고도(古都)이다. 낙양시의 인구는 2019년 말 기준 7,170,200명이다,

 

모란에 낙양화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은 이곳에서 옛 부터 모란 재배가 성행한데서 유래된 것이다. 낙양에서 모란 재배를 많이 하게 된 것은 낙양시에 있는 백운산(白雲山)이 모란의 자생지인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도 당나라 수도였던 것과 관련이 깊다.

 

당나라에서는 신라 선덕여왕에게 모란꽃과 꽃시를 선물로 보낸 태종 이세민(李世民) 때부터 궁궐에서 모란을 재배하고 이용한 문화가 있다. 당나라 때 모란은 궁중 여인들의 머리 장식에 이용할 정도로 많이 이용되었다. 이후 수도가 장안(長安)에서 낙양(洛阳)으로 옮겨졌고, 궁중에서 이용된 모란의 문화는 민가에까지 확대되었으며, 모란 품종 콘테스트까지 개최되었다.

 

낙양시에서는 이러한 모란문화를 관광과 경제발전의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1983년에 낙양모란박람회를 개최했다. 이것은 2008년에 중국국무원서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받았고, 2010년에는 ‘중국낙양모란문화축제’로 명칭이 변경됐다. 이 축제는 꽃축제에 그치지 않고, 관광, 경제 및 무역 협력과 교류를 통합하는 대규모 종합 경제 문화 행사이다. 동시에 낙양시가 경제를 발전시키는 플랫폼이자 세계화의 창구로 세계가 낙양시를 이해하는 명함으로 활용하고 있다.

 

낙양시에서 모란에 대해 비중 있게 다루는 만큼 모란과 관련 시설도 많이 설치되어 있다. 대표적인 것에는 모란을 식재한 공원들이 있다. 공원 중에서 왕성공원(王城公園)은 1956년에 고대 동주(東周) 시대의 궁지에다 만든 것으로 약 320품종의 모란이 2만 그루 정도가 식재되어있다. 서원공원(西苑公園)은 1958년에 설립되어 식물원으로 불리다가 수(隋)나라 서원(西苑) 유적지에 건립했기 때문에 서원공원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이곳에는 약 200종의 모란이 6,000 그루 이상 식재되어 있다.

 

낙양의 낙하강(洛河) 연안에 있는 낙포공원(洛浦公園)은 하남성에서 가장 큰 공원으로 동서로 16km이며, 총면적은 1,200평방미터이다. 5개의 소공원으로 구성된 이곳에도 모란이 식재되어 있다. 모란공원(牡丹公園)은 1956년에 설립된 것으로 이름이 말해주듯 10개의 모란 화단에 200여종 이상의 모란이 수천그루 식재되어 있다. 중국국가모란원(中国国家牡丹园)은 1985년에 설립된 것으로 약 400종류의 모란 20만 그루가 식재되어 있다. 이것은 1992년에 중국산림부에 의해 국립모란유전자은행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중국국가원(中國國花園)은 모란 문화가 주 내용이되, 수와 당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역사, 문화, 모란 문화, 정원경관을 통합한 낙양 정원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다.

 

모란의 문화를 관광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는 낙양시를 찾은 관광객은 2019년 기준으로 1억 4,200만 명이다(낙양시 관광 통계국 자료). 외국인의 방문에 의한 관광수입만 해도 4억 4800만 달러로 대단한 성과이다. 낙양시의 모란은 관광 자원 외에 특산품으로 산동성(山東省) 가택시(渮沢市)와 함께 중국 화훼시장에 가장 많이 공급되고 있다.

 

중국 낙양시에서 모란을 관광문화산업과 특산품목으로 육성하고, 그것을 시의 발전과 연계시켜서 활용하고 있는 점은 전남 강진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강진군은 고려청자의 관요가 있었던 곳으로 모란이 고려청자의 문양으로 많이 사용된 꽃이다. 근대에는 강진 출신의 김영랑 시인이 정원에 핀 모란꽃을 보면서 ‘모란이 피기까지는’ 이라는 시를 쓴 곳이다. 그러한 것들은 강진의 유산으로 활용성에 따라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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