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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2회 수확시대, 전남에서 선도하자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09-16 08:2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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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에서는 2기작 벼의 수확을 앞두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나 볼 수 있는 벼의 연간 2회 수확이 우리나라에서도 시작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벼의 2기작 재배가 가능하게 된 것은 충남농업기술원이 2018년에 개발한 '빠르미'라는 벼 품종 때문이다. ‘빠르미’는 생육기간이 70일에서 90일로 국내 품종 가운데 가장 짧다. 이번에 수확을 앞둔 것은 지난 4월 27일 모를 심어 93일 만에 수확한 논에 2번째로 모를 식재한 것이다. 충청남도는 ‘빠르미’ 품종을 오는 2022년부터 농가에 보급할 계획라고 하니 벼 2기작 재배가 현실로 다가왔다.

 

우리나라에서 벼 2기작 수확을 앞두고 있는 시점인 가운데, 일본 농연기구(農研機構)에서는 9월 8일에 ‘온난화 조건하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벼의 재생능력을 활용한 쌀의 비약적 다수확 생산’이라는 보도 자료를 누리집에 게시했다. 보도 자료의 부제목은 ‘시험 포장 수준에서 약 1.5t / 10a 슈퍼 다수확 달성’이다.

 

보도 자료에서 밝힌 연구개발의 배경은 2050년이 되면 세계 인구는 100억 명에 육박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쌀의 획기적인 다수확 재배가 필요하다는 점, 일본 내에서 가공용 쌀이나 업무용 쌀에 대해서는 다수확에 의한 저비용화가 강하게 요구된다는 점, 일본에서 쌀 생산의 우수 사례는 다수확 벼 품종을 이용하여 약 800kg / 10a의 수율을 얻고 있는데, 이것 이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었다.

 

규슈 지역에서 시험을 하게 된 것은 이곳이 벼의 생육기간이 길다는 점과,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봄과 가을의 기온이 상승하고 있어 향후 생육 기간이 더욱더 증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연구 경위에 대해서는 다년생의 성격을 갖는 벼는 수확 후 발생한 싹을 이용해서 2회 수확하는 재생재배가 가능하다. 2회 수확을 하려면 충분한 온도가 필요하지만 모내기는 한 번만해도 되기 때문에 2회 모내기를 하는 2기작에 비해 비용이 적게 소요된다. 재생 재배에 의한 2회 수확은 이와 같은 장점이 있는데도 구체적인 연구가 되어 있지 않아 연구를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실험은 일본에서 최근 개발된 벼 다수확 품종을 이용해서 4월에 모내기를 하고 8월에 지상 50cm 부위에서 잘라서 수확했다. 예취한 벼에서는 다시 싹을 재생시킨 다음 11월에 2회 수확한 것을 합한 결과 2년 평균 10a 당 1.41t의 현미를 수확했다는 것이다. 이 기술은 벼를 높은 위치(지상 50cm)에서 예취하여 수확한 것으로 비구조성탄수화물(非構造性炭水化物)과 엽면적지수(葉面積指数)를 높인 것이다. 때문에 기존의 수확방법을 적용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지만 수확량을 2배 가까이 높였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충남에서 ‘2기작 벼 재배’와 일본 규슈의 시험포에서 행한 ‘벼 재생 이기작’은 모내기를 2번 한 것과 1번 한 것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2회 수확에 의한 다수확의 가능성을 실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는 연간 최대 4회까지 벼를 수확하고 있으며, 대만에서는 벼의 2기작이 일반화되어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온도가 낮아 불가능한 것으로만 생각했던 2회 수확이 지구 온난화, 생육기간이 짧은 품종 및 재생 이기작 재배 기술의 개발로 현실화가 되어 가고 있다.

 

연간 벼의 2회 수확이 가장 용이한 곳은 전남 지역이다. 남부 지역으로 온도가 높기 때문이다. 전남에서도 광양, 고흥, 완도, 해남 등 남부 해안 지역은 일본에서 ‘벼 재생 이기작’ 재배 실험을 한 일본 규슈와 비슷한 위도에 위치해 있다. 그러므로 지리적 이점에다 생육기간이 짧은 품종의 도입, ‘재생 이기작’ 재배 기술을 도입하면 다른 지역 보다 먼저 2회 수확에 따른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그 장점을 묻어두지 말고 최대한 그리고 선도적으로 살려서 활용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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