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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함평, 화순의 국화 축제와 개화 조절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10-15 07:5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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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가을은 국화의 계절이다. 국화는 국화과 식물을 대표하는 화훼이다. 국화과는 쌍떡잎식물로 속씨식물에서 가장 진화된 식물 종류이다. 국화과 꽃의 가장 큰 특징은 많은 작은 꽃이 모여 하나의 큰 꽃이 된 두상화서(頭状花序)라는 점이다. 국화 또한 여러 개의 작은 꽃이 모여 하나의 꽃이 된 것이다. 이것은 장미 등 국화과 외의 화훼에 비해 수명이 길고, 다양한 꽃의 형태를 갖게 하는 것으로 감상문화의 발전 토대가 되었다.

 

자연 상태에서 가을에 꽃이 피는 국화 재배와 감상 문화는 매우 오래되었다. 일본의 왜한삼재도회(倭漢三才圖會)에는 백제 16대 진사왕(辰斯王 385-392년)때에 국화가 일본에 전해졌다는 기록이 있다. 중국 송나라 때 발간된 세계 최초의 국화에 관한 전문 서적인 국보(菊谱)에는 35가지 국화 품종이 소개되어 있다.

 

국보는 평민 출신인 유몽(刘蒙)이 1104년에 발간한 것으로 내용은 6장으로 나눠져 있다. 이 책의 2장에는 국화 35개 종류에 대해 순위를 매겨 놓고 특성이 설명되어 있다. 그중 두 번째는 유일하게 해외 국화인 ‘신라’가 소개되어 있는데, ‘신라’는 “신라의 옥매화이며, 순백색으로 꽃과 잎의 길이는 가늘고 밝으며, 맑다”라고 되어 있다.

 

국화는 문헌 기록 외에 유물에서 다양한 문양이 나타나 특별히 사랑받아 온 꽃으로 국화의 감상문화는 우리의 DNA에 포함되어있을 정도이다. 국화축제가 가을이면 이곳저곳에서 개최되고 있지만 그것은 근자에 도입된 화훼를 대상으로 한 축제와는 격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전남에서도 지난해까지 가을이면 몇 군데에서 국화 축제를 개최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영암의 월출산국화축제(2019.10.26.-2019.11.10.), 함평의 대한민국 국향대전(2019.10.18–2019.11.03.), 화순의 화순국화향연(2019.10.25.-2019.11.10.)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영암, 함평, 화순의 국화축제는 취소되었다.

 

전남의 국화축제가 취소된 가운데 창원시가 개최하는 제20회 마산국화축제(2020.10.30.-11.8)는 장소를 변경해서 마산 국화전시회로 축소하고, 단축해서 진행한다는 소식이다. 관람도 사전 예약한 차량 1000대(1일)을 이용한 이동식 관람(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만 개최한다고 한다. 거의 1년 내내 준비해온 국화를 축제장에서 보고 걷고 향을 맡아 보면서 즐기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차량을 이용한 이동식 관람은 코로나19의 피로감에 지친 시민들에게 다소 위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 기대감을 가지면서도 한편으로 축제 기간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국화는 개화시기가 다른 품종이 많이 개발되어 있고, 일장처리에 의해 개화시기를 조절할 수 있음에도 획일적인 축제 기간 때문이다. 지난해 전남에서 개최된 국화 축제 기간은 영암과 화순은 겹쳐 있다. 함평은 1주일 빨리 개최하고 있지만 개막일에 개화가 제대로 안된 적이 많았다. 전남뿐만 아니라 마산국화축제(2019.10.26.-2019.11.10.), 익산 천만송이국화축제(2019.10.25.-11.3) 등도 축제 개막일이 영암 및 화순의 국화축제와 겹쳤었다.

 

주요 국화 축제의 일정이 겹치는 것은 자연 상태에서 가을에 개화하는 국화를 축제에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일정이 겹치는 부분과 올해처럼 코로나19로 인해 차량을 이용한 이동식 관람을 하도록 한다면 개화시기를 조절하여 1일당 관람 차량을 적게 해서 장기간 동안 관람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면 어떨까하는 아쉬움이 크다.

 

국화의 개화 시기는 품종에 따라 하국(6-7월에 개화), 추국(10월 하순-11월에 개화), 한국(12-1월에 개화)이 있는데, 이것들은 다시 조생종, 중생종, 만생종으로 구분되며, 개화기간이 달라진다. 국화는 같은 품종이라도 일장(日長)에 의해 개화시기 조절이 가능하다. 1920년에 발견된 광주성(光周性, 낮의 길이 등이 식물의 개화 시기나 열매를 맺는 시기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은 1930년대부터 국화에 적용되어 오늘날까지 개화조절에 이용되고 있다.

 

국화가 빨리 피게 하려면 자연 상태에서 꽃눈이 형성되기 전에 필요로 하는 일수만큼 역산하여 단일처리를 하면 된다. 꽃눈 형성과 개화를 억제하려면 장일처리를 하면 된다. 이 기술은 국화 절화의 촉성 및 억제 재배농가에서 일반적으로 행하는 것으로 일반화 된 것이다.

 

국화축제에 국화의 개화 조절기술을 적용하면 짧은 기간에 집중할 수 없는 단점이 있지만 장점도 많다. 다른 국화 축제에 비해 앞당겨서 중복일정을 피할 수 있다. 늦추는 것은 시기적으로 서리, 관람객의 집객 등의 측면에서 단점이 있지만 소규모로 할 경우 가을부터 연초까지 청사나 시설 내에서 진행하면서 차별화가 가능하다. 올해처럼 코로나19로 방역의 어려움이 있어 집객이 문제될 때는 개화를 2-3개월 동안 분산시키고, 매일 한정된 인원만 관람시키거나 차량을 이용한 이동식 관람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가능하다.

 

올해는 국화가 이미 개화를 앞두고 있어 개화조절은 어렵지만 내년의 국화 축제는 지금부터 계획하고 준비해야 할 때이다. 처음 겪는 코로나19를 계기삼아 국화의 개화조절에 의한 축제시기와 방법 등에 대한 발전적인 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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