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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의 6차 산업 상품, 팔리고 안 팔리는 이유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10-29 11: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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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연말이 다가옴에 따라 ‘2021년도 6차 산업화 지원사업을 공모하는 지역이 늘고 있다. 소규모 농촌 융복합산업 인증 경영체가 다양한 1·2·3차 산업을 연계해 6차 산업으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6차 산업의 공식 명칭은 '농촌융복합산업'이다. 1, 2, 3차 산업을 복합해 농가에 높은 부가가치를 발생시키는 산업이다. 정부에서는 그동안 농업·농촌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농가경제 대안으로 6차 산업을 활용할 수 있도록 중점 지원해 왔다.

 

정부의 지원, 공모사업 등으로 6차 산업에 참여하는 농가와 농업법인이 늘고 있다. 관련 상품의 제조도 증가하고 있지만 상품이 팔리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들이 적지 않다. 잔뜩 기대를 갖고 만든 상품이 팔리지 않으면 투자금의 회수가 어렵고, 소득이 없어져 유지 관리가 힘들게 된다.

 

상품이 팔리지 않아서 좋은 점이 없는데도 6차 산업 현장에서는 팔리는 상품보다 팔리지 않는 상품이 늘어나고 있다. 팔리지 않는 상품이 늘어나는 것은 기본적으로 판매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는 점 등 이유가 많다. 그 중 대표적인 이유는 ① 독창성, ② 판매력, ③ 품질, ④ 사용의 불편성, ⑤ 디자인, ⑥ 가격, ⑦ 상품에 대한 이해력 부족이다.

 

독창성은 유사제품 및 경쟁 제품과 차별성이 크지 않은 점이다. 판매력은 유통경로와 판매기법의 비전문성, 비효율성의 영향이 크다. 품질은 전문적인 제조 노하우보다는 위탁생산의 영향이 크다. 사용의 불편성은 소비자의 피드백 및 정보 축적의 부족이 원인이다. 디자인은 그 자체의 수준이 낮고, 제품의 특성과도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격은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 및 타 기업체의 생산 제품에 비해 높다. 상품에 대한 이해력은 수년 동안 해당 제품만을 만들어온 기업체 등에 비해 기술 및 소비자 정보 축적이 부족하고, 제품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농가나 지역에 따라서는 이외에도 팔리지 않는 요인이 존재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위와 같으므로 해당 유무를 검토하고, 해당되는 점이 있다면 개선이 필요하다.

 

팔리는 상품도 안 팔리는 상품처럼 이유가 있다. 팔리는 상품의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① 판매 대상자 활용도와 상품 콘셉트의 일치, ② 소비자의 공감을 부르는 구매 충동감과 스토리성이 있는 상품, ③ 생산지 토지 및 지역(자원)의 특성을 살린 제품, ④ 최적의 판매처 및 판매 장소, 판매 방법이 뒷받침 되는 제품, ⑤ 제조 가공에 필요한 원료와 자금이 확보된 상태에서 제조되는 상품, ⑥ 경쟁 상품에 대한 신규성, 우수성, 시장성이 좋은 제품, ⑦ 사업을 계속할만한 경제성, 채산성 전망이 좋은 제품, ⑧ 무리한 설비 투자를 하지 않고 생산하는 제품, ⑨ 기존의 상품, 판로, 소비자층과 연계되는 상품, ⑩ 지역에서부터 일정량의 소비가 확보된 제품이다.

 

팔리고 안 팔리는 상품의 이유를 비교해 보면 이처럼 전혀 다르다. 잘 팔리는 6차화 상품은 농가 및 농업법인이 해당 제품에 대해 전문성을 갖고 있다. 가격과 품질, 디자인 등은 기본 스펙이 적절하며, 판매 채널의 확보에서 사업 지속성, 경영적인 면에 이르기까지 팔리는 상품의 공통점을 갖추고 있다.

 

팔리는 상품의 공통점에 해당되는 생산지 토지 및 지역(자원)의 특성을 살린 제품은 특히 중요하다. 대부분의 지역과 농가에는 어떤 형태로든 고유자원이 있는데도 그것을 제대로 발굴 및 활용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각 지역이 갖는 경관, 역사, 문화는 그 지역 고유의 자산이다. 그 지역에서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것이지만 다른 지역의 사람들에게는 새롭고 특별한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상품에 반영할 때 그 가치가 높아진다.

 

팔리는 상품에서는 스토리와 판매 방법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수많은 유사 상품이 있어도 스토리와 판매 방법에 따라서 차별화와 독창적인 상품을 만들어 낼 수가 있다. 스토리와 판매 방법도 상품을 구성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정부의 농촌융복합산업' 육성 정책에 힘입어 현재도 6차산업화 제품은 수없이 만들어지고 있다. 서울시가 지역 중·소농을 돕고 판로를 지원하기 위해 서울 종로에 마련한 상생상회 매장을 가보면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6차산업화 제품은 많다. 그 많은 제품 중에는 포장지만 다를 뿐 제조사조차도 같은 유사제품이 많다. 대체적으로 상품에 대한 전문성 없이 전문적인 제조업체에 위탁 생산한 결과이다. 그래서는 6차 산업으로 성공하기 힘들다. 위의 안 팔리는 이유와 잘 팔리는 상품의 특성을 되새겨 보면서 안 팔리는 상품의 특성을 배제하고, 잘 팔리는 상품의 특성을 상품에 반영했으면 한다.

 

참고문헌

鈴木栄治. 2017. バイヤーから見た! 売れる6次化商品のポイント. AGRI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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