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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홍갓과 냉면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11-13 08:3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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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맛은 나주, 모양은 전주라는 말이 있다. 맛의 본주 나주는 식재료가 풍부하다. 어류, 육류, 채소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다.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가 돋보이지 않고, 개발도 제대로 못되고 있다. 나주 특산의 톡 쏘는 맛이 강한 토종 홍갓이 그렇다.

 

갓(Brassica juncea)은 잎이 녹색인 청갓과 붉은 빛을 띠는 홍갓으로 나뉜다. 용도는 그 자체가 김치에 사용되거나 김장 김치의 속 재료로 이용된다. 동치미에 골마지가 생기지 않게 하거나 색깔을 곱게 물들이는데도 사용된다.

 

나주에서는 홍갓이 토종대감이다. 나주 홍어처럼 톡 쏘는 맛과 코를 얼얼하게 만드는 홍갓은 나주사람들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가 없다. 김치의 주역과 조역으로서 나주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온 홍갓. 그 문화를 증명하듯 나주시 공산면, 반남면 및 동강면 일대에는 야생화된 홍갓이 밭뿐만 아니라 길가, 구릉 등 곳곳에서 자란다.

 

나주에서 홍갓은 대물림 음식으로 돋보이지만 여수 돌산의 갓김치처럼 상업화 및 규모화가 되지 못한 상태이다. 여수 돌산갓처럼 학술적인 연구도 되어 있지 않다. 상업화와 연구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값진 자원이 방치되어 온 셈이다.

 

갓은 한자로 개채(芥菜), 개자채(芥子菜) 또는 신채(辛菜)라 한다. 개채의 씨앗은 개자(芥子)라고 한다. 이것이 우리가 흔히 겨자로 부르는 것이다. 갓의 종류에는 겨자로 불리는 식물도 있지만 홍갓 씨앗도 매운 맛은 만만치 않다. 일반적인 갓 씨앗 또한 분쇄해서 조미료로 사용하면 매운 맛을 느낄 수가 있다.

 

갓 씨앗(겨자)의 매운 맛은 알릴이소티오시아네이트(allyl isothiocyanate)라는 성분 때문이다. 알릴이소티오시아네이트는 흑겨자, 고추냉이 등의 매운맛 성분에도 함유되어 있다. 휘발성 황화합물의 자극적인 냄새도 가해져 있으며, 항염, 항균, 항암작용과 함께 위염, 장염, 위암 등을 예방한다.

 

매우 매운 맛을 지닌 겨자의 식용문화가 특히 발달한 나라는 일본과 방글라데시이다. 일본에서는 겨자 종자를 분쇄한 분말 또는 분말에 조제를 섞은 것이 이용된다. 보통 분말에 울금색소를 첨가하여 노란 색으로 만든다. 여기에 소금과 식초를 첨가하여 매운 성분의 비산을 억제한다. 상업적인 겨자는 녹말, 소금, 덱스트린, 유채기름, 산미료, 증점제, 산화 방지제를 첨가하여 액상으로 만들거나 분말 자체가 이용된다.

 

방글라데시에서는 겨자의 종자를 착유해서 매운 맛이 나는 식용유를 사용한다. 이 외 유럽 등 여러 나라에서는 고기 요리 소스에 겨자류를 사용하지만 매운맛이 좀 더 순한 타입의 것이 이용된다.

 

겨자의 주산지는 캐나다이다. 캐나다에서 수확하는 갓류(겨자)의 종자는 16만 톤 정도 된다. 이중 미주 58,000톤, 유럽에 51,000톤, 중동과 아프리카에 14,000톤, 아시아에 13,000톤, 기타 4,000톤 정도를 수출한다. 일본은 캐나다에서 연간 8,000톤 정도를 수입한다.

 

캐나다가 겨자의 주산지가 된 것은 기계에 의해 저렴한 비용으로 유채와 갓을 대량 재배하고 수확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갓류는 종류가 많기 때문에 캐나다에서는 대량 소비하는 나라의 기호에 맞는 것을 생산하고 있지만 국제간의 겨자 맛 차이는 좁혀져 개성이 없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국내산 겨자는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지역 고유의 맛을 살리고 이용하려면 지역에서 생산된 겨자를 이용해서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나주 홍갓은 김치 재료뿐만 아니라 매운 맛이 강한 조미료 측면에서도 활용성이 높다.

 

홍갓의 씨앗은 작아서 유채에 비해 수율은 낮지만 경관작물로서 효과는 유채에 뒤지지 않는다. 잎은 김치 재료로 기존 수요가 있기 때문에 씨앗 외적인 부분에서 소득을 보존할 수가 있다. 홍갓 씨앗을 분쇄한 조미료는 그것 자체의 시장성은 작지만 음식에 따라서는 홍갓 조미료의 사용에 의해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고, 음식의 기호성을 높일 수가 있다.

 

겨자가 많이 사용되는 냉면의 경우 나주에서 생산된 홍갓 씨앗 조미료를 넣은 것은 나주 고유의 냉면이 되면서 차별화가 된다. 홍갓 씨앗 조미료에 의해 나주 곰탕, 나주 홍어와 같이 지역색을 갖는 나주 냉면이 탄생되는 것이다. 이것은 다른 음식에까지 확대되어 나주의 음식문화를 풍부하게 하고 생산자는 물론 요식업계의 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수가 있게 된다.

 

나주 홍갓은 이렇게 활용 측면에서 경관 작물, 채소(김치재료, 쌈채 등), 조미작물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나주의 보배라 할 수가 있다. 그 보배를 눈여겨보고 활용하는 사람이 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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