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구례 산동의 곶감과 산수유 풍경, 편집하면 돈 된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11-17 09:30:35
기사수정

[전남인터넷신문]구례 산동에서는 산수유 수확이 한창이다. 봄에 수많은 꽃들이 달렸던 가지 마디마디에 빨갛게 익은 산수유가 촘촘하게 달라붙어 있다. 그 모습은 노란 꽃의 화사함과는 다른 감성을 선물해 준다. 봄의 꽃이 설레임이라면 가을의 열매는 화려하면서도 풍족함 그 자체이다.

 

빨갛게 익은 산수유 열매가 닥지닥지 붙어 있는 나무사이를 걷다 보면 부자가 된 듯한 느낌이 스며든다. 사진을 한 컷 찍어서 부자가 된 듯한 마음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을 정도이다.

 

산수유 열매만으로도 붉게 물든 산동의 모습은 장관인데도 그 모습을 보기 위해 찾는 사람은 없다. 농부들의 손길만 분주한 가운데 가을은 겨울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산수유뿐만 아니라 곶감을 건조하는 풍경도 지켜보는 이 없이 사라지고 있다.

 

지금은 관광지로 유명해진 대만 신주현(新竹縣)의 곶감 산지인 신푸진(新埔鎭)도 15여 년 전까지 만해도 그랬다. 신푸진은 대만의 전통적인 곶감 산지이다. 이곳에서는 감나무를 재배하고 곶감을 만드는 전통이 있는 하카족(客家族)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으며, 기후는 바람이 많이 불고 햇볕이 강해 곶감 제조에 좋은 환경이다.

 

감나무 재배와 곶감 제조기술, 건조에 좋은 환경을 갖춘 신푸진은 자연스럽게 곶감 산지가 되어 190년 정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곶감을 뜻하는 시병(柿餠, 곶감) 업체는 10여개가 있는데, 14여 년 전까지만 해도 곶감은 매년 재고가 쌓였다. 곶감은 하카족(대만 인구의 15%정도)을 제외하고는 거의 먹지 않았고,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랬던 신푸진의 곶감은 현재 인지도가 높고 인기 상품이 되었다. 그것은 2005년경에 신푸진의 전통적인 곶감 건조 풍경이 신문에 소개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 감을 깎아서 채반에 올려놓은 것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펼쳐진 모습은 매우 아름다워 사람들은 곶감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었다. 아름다운 건조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신푸진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신푸진에서는 방문객들이 멋진 장면을 촬영할 수 있도록 재빠르게 곶감의 전통적인 건조방법을 확대하고, 콘텐츠도 다양화했다. 감을 가공한 아이스크림 제조 등 관련 상품을 만들었고, 방문객들이 체험하고,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곶감은 방문객들에게 판매하기에도 부족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것은 원예작물의 재배 과정, 산지모습, 가공 과정이 상품화 될 수 있음을 엿보여 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구례 산동의 곶감 건조 장면 및 빨갛게 익은 산수유 열매가 나무를 붉게 물들인 모습은 봄철의 산수유의 꽃 이상으로 아름답지만 곶감 건조 장면이나 결실된 산수유나무 밭 풍경을 보기 위해 방문하는 관광객은 극히 소수이다. 사진 촬영 등을 위해 일부러라도 연출한 장면, 아름다운 사진 및 정보 발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관광 트렌드 중의 하나는 바라다보는 장소 및 시간대에 따라 달라지는 매력적인 장면의 단면을 촬영하고 이것을 SNS상에서 공유하는 것이다. 그 수요에 대응하려면 각각의 단면을 이미지로 편집해서 홍보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방문객이 늘어나면 곶감과 산수유 등의 특산물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쉽게 팔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특산물의 판매도 그렇지만 특정 장소의 아름다움은 계절에 따라서도 변하며, 그 변화는 관광객들에게 궁금증을 자아내고 흥밋거리를 제공한다. 봄에 꽃이 핀 모습, 여름에 잎이 무성한 장면, 가을에 열매가 달린 풍경 등은 방문 횟수를 늘리게 하고 지역과 친화적으로 만들며, 특산물의 구매를 촉진해 돈이 되게 하는 자원이 된다.

 

그 자원을 상품화하려면 구례군 산동의 곶감 건조 및 산수유나무가 만들어 내는 가을 풍경 중 아름답고 매력적인 단면을 찾아내서 촬영하거나 연출하고, 대상자에 맞게 편집해야 한다. 내년부터는 그 정보를 전략적이고 적극적으로 발신했으면 한다. 그리하여 산수유 꽃이 피는 봄뿐만 아니라 가을의 풍경도 상품화해 지역 소득과 연계하고, 돈이 되게 했으면 한다.

 

참고문헌

허북구. 2019. 곶감 건조 모습을 장소 마케팅에 활용해 성공한 대만 신주현 신푸마을. 월간원예 11:94-97.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jnnews.co.kr/news/view.php?idx=29087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지리산국립공원, 천연기념물 화엄사 화엄매 만개
  •  기사 이미지 백양사 고불매 선홍빛 꽃망울 터트려, 만개 임박!
  •  기사 이미지 눈부신 구례 산수화
전남오픈마켓 메인 왼쪽 2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