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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양파밭의 매리골드, 생각만 해도 즐겁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12-02 08:3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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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무안 양파는 전국 생산량의 16% 이상을 차지한다. 재배 규모나 생산량이 국내 최고의 위치에 있다. 70년간 재배돼 온 양파의 생산지는 망운면, 청계면, 현경면, 해제면 등 해안선에 집중되어 있다. 해안선을 따라가면 양파밭과 바다의 대비가 만들어 낸 아름다운 풍경에 도취 되고, 톱머리해수욕장, 홀통해수욕장, 조금나루해수욕장과 마주하게 된다.

 

양파밭의 풍경은 아름답지만 아쉽게도 6월에 양파가 수확되며, 방문객이 많은 피서철에는 황량하게 된다. 그 시기에 매리골드 꽃이 노랗게 핀 꽃바다를 연출하면 어떨까? 등고선 넘어까지 끝없이 노랗게 펼쳐진 매리골드 꽃과 그 너머의 푸른 바다. 상상만 해도 즐겁고 가보고 싶게 만드는 풍경이다.

 

초여름부터 가을까지 주황색 꽃을 피우는 매리골드는 국화과로 1, 2년초이다. 크게 아프리칸매리골드와 프렌치매리골드로 구분되지만 모두 멕시코 원산이다. 멕시코에서는 아즈텍(Aztec) 시대 때부터 제사, 의식 및 의약으로 사용되어 온 식물이다.

 

매리골드는 오늘날 화단 장식 등 관상용으로 많이 이용되는 것과 함께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는 꽃이 산란계의 사료 첨가제로 많이 사용된다. 매리골드의 건조한 꽃을 분쇄해서 사료에 첨가하면 황란이 짙은 노란색을 나타내며, 루테인의 함량이 크게 증가해 고가로 거래된다.

 

매리골드 꽃잎에는 많은 양의 카로티노이드 색소가 있고, 그중에 90% 정도는 루테인이다. 꽃잎에는 특히 암순응(暗順応) 개선 유효물질인 헬레니엔(helenien, heleniene)이 함유되어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때 영국군은 블루베리 덕분에 눈이 좋아졌다며 거짓 선전을 했는데, 이때 독일 바이엘사가 블루베리를 능가한다며 찾아낸 것이 매리골드 꽃잎에 함유된 헬레니엔이다. 이것은 지금도 안약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매리골드의 어린잎과 신선한 꽃잎을 샐러드에 직접 넣거나 여러 종류의 요리 장식에 사용한다. 꽃잎을 설탕에 절여서 먹거나 말려서 차로 이용하기도 한다. 화장품에는 보습제와 수렴 제 및 핸드크림으로 사용되며, 화상 진정용으로 사용된다. 일본에서는 매리골드의 꽃잎을 금붕어 등의 사료로 이용한다. 꽃과 줄기는 많은 나라에서 중요한 황색 염료로도 사용되고 있다.

 

농업에서도 매리골드는 유용하게 사용된다. 매리골드 꽃 자체가 밀원 작물 및 수분 매개충의 유인식물로 이용되는 것 외에 여러 가지 충과 토양 선충의 방제 및 기피제로도 사용된다. 실제로 유럽 등지에서는 매리골드가 뿌리 선충의 방제 효과가 있기 때문에 혼식 식물(Companion planting)로 이용하기도 한다.

 

매리골드의 선충 방제 효과는 식물 자신이 합성하는 테르티오펜(Terthiophene, α-terthienyl)을 비롯한 화합물에 의한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지만, 공생하는 선충 포식균(線虫捕食菌)의 작용 때문이라는 설도 부상하고 있다.

 

브라질의 연구자들은 매리골드의 충해 방제 효과를 구체적으로 조사하기 위해 양파 재배를 많이 하는 브라질 상파울루주의 양파밭에서 5m 및 30m 간격으로 매리골드를 식재한 결과 5m 옆에 식재한 것에서 해충에 대한 양파의 자연 방제력이 향상되었다고 했다.

 

매리골드는 이처럼 경관 작물, 그 자체가 계란 황란 착색제와 염료, 약품재료, 식품 재료로 되는 것 외에 식재에 의해 토양 선충의 기피 및 방제 효과를 갖는다. 구근을 수확하는 양파밭에서는 선충의 피해가 크다는 점에서 매리골드를 이용한 양파의 재배뿐만 아니라 친환경 이미지를 향상시킬 수가 있게 된다. 이러저러한 효과와 무안 양파밭의 휴경기간에 매리골드 꽃으로 가득한 해변을 생각하면 그것만으로도 양파의 가치가 높아질 것 같고, 아름다운 무안의 모습이 떠올라 생각만 해도 즐겁다.

 

참고문헌

허북구 등. 2004. 매리골드에서 추출한 천연염료의 염색조건이 견직물의 염색성에 미치는 영향. 원예과학기술지 22(3):364-369.

 

Silveira, L.C.P., E. Berti Filho, L.S.R. Pierre. 2019. Marigold (Tagetes erecta L.) as an attractive crop to natural enemies in onion fields. Scientia Agricola 66(6):780-787.

 

Abid, M., M.A. and M.A. Magbool. 1990. Effects of inter-cropping of (Tagetes erecta) on root-knot disease and growth of tomato. International Nematology Network Newsletter 7:41-42.

 

Zavaleta-Mejia, E., R.O. Gomez. 1995. Effect of Tagetes erecta L.-tomato (Lycopersicon esculentum Mill.) intercropping on some tomato pests. Fitopatologia Brasileira 30: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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