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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창고의 변신, 반갑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12-03 09: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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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농촌 인구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각종 유휴 공간이 늘어나고 있다. 20년이 지난 농기계 창고, 저장창고 등도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시골의 모습이다. 낡은 창고가 곳곳에서 눈에 띄는 데는 보조금을 받아 지은 창고를 운영했던 단체의 해산, 운영 주체의 고령화, 규모화된 창고의 신설 등 이유가 많다.

 

유휴 창고 중에는 방치되어 흉물스럽게 된 것도 있지만 어떤 곳은 개조되어 지역의 문화시설이나 농산물 판매시설 등으로 이용되면서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나주시 다시면에는 오랫동안 방치된 창고가 개조되어 애완견 카페로 이용되고 있다. 죽어 있는 공간이 카페로 되살아났고, 활력이 넘치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에는 감귤 창고를 개조한 건물이 있다. 지방 도로 옆에 위치해 있는 이 건물은 교회, 카페 및 공방을 겸하고 있다. 목사님은 일요일에는 성직자이며, 평일에는 바리스타가 되어 생활전선에서 일한다. 그래서 이 건물은 일주일에 하루는 교회가 되고, 평일은 카페가 된다. 위치가 좋고, 커피가 맛있어서 교회보다는 카페로 많이 알려져 있으며, 찾는 사람이 많다.

 

여주인은 이 공간을 코랄밤비(인형)의 핸드 메이드샵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곳에서 제작되는 인형은 전국적인 인지도가 있다. 전국 각지에서 이 인형을 접한 사람들은 제주도를 방문하게 되면 이 교회 겸 카페를 찾곤 한다. 교회는 카페와 겸용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카페에는 인형이 전시되어 있고, 인형을 만들고 수업할 수 있는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다. 그 공간은 카페라기 보다는 공방이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린다.

 

도로 가의 예쁜 건물, 교회, 카페, 맛있는 커피, 인형 공방 등으로 다기능을 하는 이 공간을 찾는 사람들은 많다. 교회에서는 이 공간을 찾는 고객들에게 커피와 인형뿐만 아니라 마을의 문화와 특산물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주변에서 감귤 따기 체험을 할 수 있는 농장을 소개하고, 솜씨 좋은 마을 주민의 그림과 감귤청 등을 판매해 주고 있다.

 

오래된 감귤 창고가 교회라는 기능, 주인 부부의 삶의 현장에 그치지 않고, 마을의 다채로운 삶이 녹아 있는 공간이면서 마을의 특산물을 판매하는 공간으로 되살아 난 것이다.

 

이것은 제주도라는 특수한 상황이 작용하긴 했어도 시골의 낡은 창고 등 유휴 공간의 활용에 대한 우수한 본보기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낡은 창고를 지역 특산물의 홍보 및 직거래 장터로 운영할 수 있고, 문화시설, 복합시설, 전시 판매시설로 이용할 수가 있다.

 

용도가 폐기된 낡은 창고 등의 공간은 버섯 재배사, 체험장, 빵집 및 식물공장으로도 활용할 수가 있다. 소비자와의 거리는 떨어져 있지만 넓은 장소, 풍부한 재료, 쾌적한 환경을 자산으로 삼고, 인터넷, SNS, 택배 등을 통해 소비자와의 간격을 좁히면 단점을 장점화 할 수가 있다. 낡은 창고 등 유휴 공간이 있다면 지역 실정에 맞는 활용 묘안과 지혜를 짜내어 지역의 활력소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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