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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해남 고구마빵 그리고 해남 피낭시에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1-16 08:5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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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국민 간식 고구마로 만든 빵이 인기이다. 전남 해남군 해남읍에서 고구마빵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피낭시에’라는 곳에 오늘(2021.1.16.)부로 고구마빵을 주문하면 3월에 받을 수 있다. ‘피낭시에’에서는 10명 가까이 되는 직원들이 열심히 만들고 있으나 수요가 많음에 따라 감당을 하고 있지 못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고구마빵이 다른 나라에서도 인기가 좋은가를 확인하기 위해 유럽, 아메리카, 대만, 일본 등의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 보았다. 고구마를 재료로 사용한 빵은 상당히 많이 검색되었고, 몇몇 나라에서는 인기 상품이었다. 그 인기가 우리나라 정도인가를 알아보기 위해 지인들에게 메일을 보냈는데, 우리나라의 인기에는 한참 못 미쳤다.

 

우리나라에서 인기 고구마빵은‘해남고구마빵’이다. 해남고구마빵은 해남에 있는 ‘피낭시에’라는 곳에서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빵이라는 생각을 갖지 않고 보면 그냥 고구마이다. 고구마와 구별이 안 될 정도로 고구마처럼 만든 빵이다.

 

고구마처럼 만든 빵은 대만과 일본에도 있는데, 우리나라처럼 인기가 좋은 것도 아니고, 많이 알려지지도 않았다. 오히려 대만과 일본의 인터넷상에서는 자국의 고구마 모양의 빵보다는 해남고구마빵이 한국고구마빵이라는 이름으로 둔갑해서 더 많이 소개되어 있다. 

 

해남고구마빵이 해외에까지 소개되고 있는 것은 기쁜 일이다. 하지만 한국고구마빵으로 소개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이 빵의 차별성에 의한 확장성과 해남군의 고구마 및 관광자원 측면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해남고구마빵이 해외에서도 한국고구마빵이 아닌 해남고구마빵으로 불리어야 하는 이유는 많다. 대표적인 이유 몇 가지를 들자면 첫째, 탄생 스토리이다. 해남고구마빵은 우리나라 최대 고구마산지인 해남의 고구마를 판매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해남고구마빵을 개발한 ‘피낭시에’에서는 해남고구마빵 외에 고수마 스콘, 고구마 마타르트, 고구마 만쥬, 고구마파이, 고구마 누룽지, 고구마 카스테라, 고구마 콤부차 등 고구마 빵 전문점이다. 그러므로 해남고구마빵으로 불리게 되면 고구마빵과 고구마 산지가 연계되고, 탄생스토리가 이 빵의 지속적인 생명력을 갖게 하는 원천이 된다. 해남군 또한 특정이 되고, 빵과 함께 회자되면서 해남 고구마에 대한 신뢰감이 쌓인다.

 

둘째, 해남고구마빵에는 해남산의 고구마가 사용된다. 이것은 탄생스토리와 결부되면서 해남산 고구마의 우수성을 알리고, 재료 측면에서도 신뢰감을 제공한다. 만약에 한국고구마빵으로 불리게 되면 사용되는 고구마의 산지와 특성 등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셋째, 해남고구마빵에는 한국 전통 떡에 사용되는 쌀가루가 이용된다. 이것은 대만과 일본에서 제조되는 고구마빵과 가장 크게 차별화되는 요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고구마빵으로 불리는 것 중에는 해남고구마빵처럼 쌀가루를 사용해서 제조되는 것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따라서 고구마빵에 쌀가루를 사용하는 해남고구마빵은 하나의 유형이 되면서 차별성을 갖게 되는데, 한국고구마빵이라고 하면 그 차별성이 희석되면서 모호해진다. 차별성이 없어지면 해남고구마빵의 수명은 짧아지고 한국고구마빵도 존재할 수 없게 된다.

 

넷째, 해남고구마빵은 고구마 모양이라는 점과 함께 자색고구마로 만든 천연 색소가 사용되는 점이다. 대만에서 고구마 모양으로 만든 것에는 코코아 가루가 사용되고 있다. 일본에서 고구마 모양으로 만들어진 빵에는 인공 식용색소가 사용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해남‘피낭시에’처럼 자색고구마 색소를 고구마 모양으로 만드는데 사용하는 곳은 거의 없으므로 차별성을 갖는다.

 

다섯째, 해남군의 입장에서는 지역 특산인 고구마의 홍보와 판매촉진, 지역의 활성화 측면에서 ‘해남고구마빵’이 고유명사화가 되어 세계 각지에서 유통되면 매우 값진 자산이 된다. 현재, 지역 특산 음식을 먹기 위한 여행객이 늘어나고 있으며, 특정 지역으로 여행을 가면 그곳의 특산 빵 등을 사기 위해 제과점 주변을 관광하고, 개점 시간에 맞춰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풍경을 쉽게 볼 수가 있다.

 

해남고구마빵은 위와 같은 이유로 한국고구마빵보다는 한국 해남고구마빵으로 불릴 때 차별성을 가지면서 생명력이 길어지고, 한국의 제빵과 식문화의 세계화에 더 도움이 될 것이다. 해남군 입장에서도 해남고구마빵은 ‘피낭시에’에서 만들었지만 해남산 고구마 판매와 지역 활성화 측면에서 생각하면 한국 ‘해남고구마빵’의 탄생 스토리와 차별적 특성을 명확히 하고 이것을 적극적인 마케팅 자산으로 삼고 활용하는 것이 바람질 할 것이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1. 해남 고구마빵과 피낭시에. 전남인터넷신문 1월 15일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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