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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짐승 쫓는 고추, 부트졸로키아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1-21 09: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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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고추의 매운맛을 객관적으로 나타내는 지수는 스코빌지수(Scoville scale, SHU)이다.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성분인 캡사이신을 활용해 매운 정도를 측정한 지수이며, 스코빌 지수가 높을수록 더 맵다.

 

현재 가장 매운 고추는 ‘폐퍼-X(Pepper X)’이다. 기네스북에 오른 가장 매운 고추는 '캐롤라이나 리퍼Carolina Reaper)'이다. 이 고추의 스코빌 지수는 1억 5693천만 SHU이다. 우리나라 청양고추가가 4,000-12,000SHU이므로 약 200배 정도의 매운맛이다. 2위는‘부트졸로키아(Bhut Jolokia)’이다. 2007년에 세계 기네스북에 올랐으나 ‘캐롤라이나 리퍼’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캐롤라이나 리퍼와 부트졸로키아는 국내에서도 종자의 유통 및 재배가 되고 있어 생소한 것은 아니지만 들짐승을 쫓는 데는 아직 사용되지 않고 있는 듯하다. 특히 인도 아삼 지역과 방글라데시산 고추인 부트졸로키아는 북부 인도 지방에서는 밭과 민가를 망치는 야생 코끼리를 격퇴하는 데 사용되어왔다. 부트졸로키아를 으깨서 울타리에 발라 놓으면 코끼리가 침입하지 않는 것을 경험적으로 활용해 오고 있다.

 

최근 일본 아오모리현(青森県) 나카도마리정(中泊町)에서는 부트졸로키아와 목초액을 혼합한 것으로 야생곰의 피해를 줄이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본에서는 2019년과 2020년에 곰의 공격을 받은 사람이 150명 이상이어서 문제시되고 있는데, 부트졸로키아가 곰 퇴치에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부트졸로키아에서 추출한 매운맛 성분과 목초액을 혼합한 후 상단에 냄새가 새어 나올 수 있도록 구멍을 뚫은 페트병에 담아서 밭 근처의 나무에 걸어 놓으면 곰이 침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곰 퇴치용 부트라졸로키아는 2016년에 개발된 것인데, 그동안 아오모리(青森), 아키타(秋田)、나가노현(長野県) 등지의 옥수수밭, 과수원에서 시험한 결과 곰, 원숭이 등의 퇴치에 효과를 확인했다고 한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것은 1리터에 1만엔(106,000원)인데. 이것은 1ha 밭에서 약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日本農業新聞. 最辛”の熊対策. 2021年01月17日).

 

부트졸로키아의 생육 적온은 20-30℃이다. 국내에서는 봄에 파종하면 8-9월에 수확할 수 있다. 열매가 생기면 처음에는 녹색을 띠다가 점차 붉은색이 된다. 모양은 우리나라의 고추처럼 날씬한 것이 아니라 울퉁불퉁하다.

 

 

수확할 때는 이 고추가 인도에서 수류탄 제조 등 군사적으로 사용될 만큼 맵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가능하면 마스크와 고글, 고무장갑을 사용해야 한다. 무심코 피부에 접촉하면 통증에 시달린다. 냄새와 즙을 흡입하면 목구멍과 코, 폐 등에 위화감이나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고추를 만진 손으로는 점막이나 피부가 얇은 곳을 만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부트졸로키아는 우리나라에서 재배가 가능하다. 들짐승의 퇴치용으로 우수한 효과가 확인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연구와 개발을 해 농부와 농작물을 보호하는 데 활용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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