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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농업과 공예, 윈윈 정책이 필요한 때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2-04 08:3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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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지난해 연말 일본 최대급의 핸드메이드 마켓 플레이스 ‘Creema’가 농산물의 취급을 본격 시작했다. Creema에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농작물의 재고 증가, 매출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을 돕는다는 명분으로 음식 카테고리에 채소, 쌀, 쌀가루, 떡, 곡류 등을 추가 개설하고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Creema’의 가장 큰 특징은 독창성을 추구하는 상품의 취급이다. 핸드메이드 상품을 취급하는 것에 의해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들 또는 차별화된 상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고 있으며, 인기를 얻고 있다.

 

독창성을 무기로 하는‘Creema’가 농산물을 취급하게 된 것은 코로나19라는 명분이 있고, 상품군의 추가로 매출량을 확대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서 일 것이다. 하지만‘Creema’는 정체성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농산물의 취급에 대해 많이 고민 했을 것이다.

 

‘Creema’가 농산물의 취급으로 자칫 독창성이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희석될 수 있음에도 농산물을 취급하기로 한 배경에는 농산물이 핸드메이드처럼 독창적인 요소가 많은 점이 감안되었을 것이다. 실제로‘Creema’가 판매하는 농산물은 주로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채소, 희귀한 버섯, 껍질째 먹을 수 있는 바나나, 일반적으로 유통하기 어려운 희귀 재료와 제한된 지역에서만 생산하는 농산물을 소비자들로부터 직접 구매할 수 있게 하는 등 차별적이고 독창적인 요소를 갖는 것들이다.

 

농작물의 무농약 재배, 희귀한 품목의 재배 등은 보통 집약적인 농업이다. 집약적인 농업은 분재처럼 좁은 면적에 많은 자본과 노동력을 투자하므로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이것은 공예품과 유사한 특성이 있다. 근본적으로 핸드메이드라는 것과 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이다. 상품은 독창성, 차별성 및 지역성이 있으며, 가치 지향성을 갖는다.

 

이것들은 최근에 검토 진행되고 있는 대규모 농업과 큰 차이가 있다. 대규모 농업이 진행될수록 공예적인 요소가 곁들여진 농작물의 가치는 높아지나 그 가치를 브랜드화하고,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인식시키는 기술은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전남은 친환경 재배 면적과 품목이 많고, 각지에서 수공예적으로 재배하는 부가가치 품목들이 많다. 그런데도 이들 품목에 수공예적인 이미지를 부여하고 높여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만든 것은 많지가 않다.

 

핸드메이드라는 농산물 이미지 함양 측면에서 전남에는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공예인과 공예품이라는 자원이 많다. 이러한 자원은 전남산 농산물의 핸드메이드적인 이미지 향상에 활용성이 높음에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비근한 예로 전라남도 농수축산물 종합쇼핑몰인 남도장터의 입점 품목 중에서 공예품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공예품은 그 자체의 판매 경로 확대라는 의의와 더불어 농산물에 핸드메이드라는 이미지를 높여 줄 수 있음에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공예도 마찬가지이다. 전남 곳곳에는 많은 공방이 있으나 대부분 농업관광 및 체험과 연계가 되지 못하고 있다. 공예품의 내용과 유통 또한 전남 농특산물에 부가가치를 더해 줄 수 있는 용기, 포장, 사용 도구 등 다양한 창작품을 만들고, 유통경로를 활용할 수 있음에도 연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그 배경은 정책적인 측면에서 농업의 경우 농축산식품국, 공예는 관광문화체육국 소관이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같은 지역 같은 마을에 농민과 공예 작가가 살고 있어도 농민은 관광문화체육국의 정책에서, 공예 작가는 농축산식품국의 정책에서 배제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전남은 농산물과 공예품 모두 주요한 소비지와 원거리에 있고, 코로나19로 온라인 유통량이 증가함에 따라 상품에 대한 이미지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는 농업과 공예가 상생하면서 윈윈할 수 있는 정책이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시기이다. 전남도에서는 이점을 상기하고, 대응책을 모색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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