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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농업, 서브컬쳐 활용으로 접근성 높여야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2-05 09: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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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재작년에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유네스코 초청을 받아 유네스코 직원들과 함께 기술지원 현장으로 가던 중이었다. 프랑스 국적의 유네스코 직원이 차 안에서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게임인데 그렇게 재밌게 합니까?”라고 물었다. 대답은 “유네스코 과학사무국 상사가 농업관수 시스템에 대해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만든 게임이다”면서 “학습자료를 게임 형식으로 만든 것인데 재밌고 반응이 좋다”라고 했다.

 

유네스코에서 관수시스템을 게임으로 만든 것처럼 농업을 게임에 도입해서 상업적으로 성공시킨 사례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파밍시물레이터(Farming Simulater)이다. 이것은 자이언츠 소프트웨어가 개발한 비디오 게임 시리즈이다. 미국과 유럽 환경에 기반을 둔 것으로 등장인물의 이야기 등은 전혀 없고 오로지 서양 농부가 중장비를 조종해서 농작물을 수확하고 가축을 구입하는 등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농장을 경영해 나간다는 순도 100%의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지루한 게임일 것 같지만 막상 게임을 시작하면 몰입이 되고 농업의 깊이와 자연의 매력에 빠지게하며, 농장 활동으로부터 얻은 자산을 판매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인기가 좋아 시리즈물로 제작된 이 게임은 400만본 이상 판매되었다.

 

일본 아키다현(秋田県) 오가치군(雄勝郡) 우고마치(羽後町)는 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적설량이 2m가 넘은 시골이다. 이곳에 본점을 두고 있는 우고농업협동조합(JAうご)에서 판매하는 쌀 아키다코마치(あきたこまち)는 일본에서 매우 인기가 높은 쌀 브랜드이다. 그 배경에는 기본적으로 좋은 벼를 육종해서 아키다현(県) 차원에서 브랜드 관리를 한 점도 있으나 또 다른 이유가 있다.

 

‘JA우고’의 아키다코마치 쌀 포대에는 우고마치의 상징인 배화와 뻐꾸기가 디자인과 함께 갓을 쓴 아름다운 소녀가 벼 이삭을 들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가 있다. 쌀 소비에서 이탈하고 있는 젊은 세대에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일본식 미소녀 ‘아키다코마치’를 만들어 포장지에 활용했는데, 반응은 놀라웠다. 쌀 판매를 시작 한지 5일 째에는 예년의 5배 가까운 800건이 예약되었으며, ‘아키다코마치’는 여러 가지 버전으로 캐릭터화되고 애니메이션이 탄생되었다. 젊은이들은 아키다코마치’ 쌀 소비에 앞장섰고, 애니메이션의 무대가 된 우고마치(羽後町)는 젊은이들의 인기 방문지가 되었다.

 

위에 소개한 농업을 테마로 한 게임과 일러스트레이터는 서브컬처(subculture)이다. 서브컬처는 어떤 사회의 전체적인 문화(total culture), 또는 주요한 문화(main culture)에 대비되는 개념이다. 하위문화(下位文化) 또는 부차적 문화(副次的文化)라고도 한다. '문화 속의 문화'라 할 수 있으며, 고령자의 문화, 청소년의 문화, 도시민의 문화, 농민의 문화, 군사문화, 호남문화, 유기농 문화 등이 이에 해당된다.

 

농업을 테마로 한 서브컬쳐는 농업에 종사한 적이 없는 사람이 파밍시물레이터 게임을 통해 농업 즐거움과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것처럼 접근성을 높여 준다.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웹툰, 게임,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의 서브컬처는 젊은이들에게 농업의 재미와 매력을 전하는 경로가 될 수 있다. 소비자들에게는 전남산의 농특산물에 대한 매력과 접근성을 높이고, 소비증가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럼 측면에서 친환경 소비단체, 젊은 층 등 각계각층의 서브컬쳐와 전남 농업의 접점을 찾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접근성을 높인다면 전남 농업의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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