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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의 복수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2-06 09: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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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복수초(Adonis amurensis)가 피는 시기이다. 쌓인 낙엽과 눈 사이를 헤집고 꽃을 내미는 복수초(福寿草)는 이름의 어감이 섬뜩하나 앙갚음을 뜻하는 복수(復讐)가 아니라 복과 장수를 뜻하는 이름이다. 꽃이 황금색인 데서 부와 영광을 상징하는 이 식물에 대해 중국에서는 청나라 6대 황제인 건륭제(乾隆帝)가 남부(江南) 지역을 방문했을 때 복수초를 쓰다듬은 데서 복과 장수라는 상징이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중국에서는 복수초라는 이름 외에 설연화(雪莲花, 药材学), 설연(雪莲, 西域见闻录), 빙리화(冰里花, 东北植物药图志), 빙랑화(冰郎花, 吉林中草药), 장춘국(长春菊, 事物绀珠), 세국(岁菊, 漳州府志) 등 다양한 이름이 있으며, 부와 영광을 상징하는 상서로운 식물과 약재로 많이 사용된다.

 

일본에서는 복수초(福寿草, フクジュソウ)라는 이름과 함께 원일초(元日草)라는 이름도 많이 사용된다. 원일은 1년이 시작되는 첫날로 일본에서는 양력설(1월 1일)을 가리킨다. 복수초는 보통 2월에 개화하는데도 원일초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은 이 식물이 과거에 음력 정월(보통 2월) 장식으로 많이 사용된 것과 관련이 있다. 일본 에도시대(江戸時代, 1603-1868년)에는 복수초의 황색꽃을 행복의 상징으로 음력 정월에 장식하고 선물하는 문화가 있었다. 이 문화는 현재도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복수초라는 이름이 많이 사용되는 가운데, 눈얼음 사이로 피는 ‘얼음새꽃’, 눈을 삭이며(녹이며) 핀다하여 ‘눈색이꽃’이라는 이름과 중국 및 일본에서 유래된 이름들도 간혹 사용되고 있다. 이름은 중국이나 일본처럼 복수초라는 이름을 많이 사용하고 있으나 행복과 장수의 상징으로 사용하는 문화는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

 

2012년 2월 중순부터 2012년 8월 말까지 tvN에서 방영된 아침드라마 ‘노란 복수초’는 우리나라에서 복수초에 대한 인식의 단면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드라마는 의붓동생에 의해 죄를 뒤집어쓰고, 사랑하는 남자를 빼앗기는 등 모든 것을 잃은 한 여자의 복수극을 담은 이야기다.

 

이 드라마는 어쩌면 복수초의 상징보다는 독성물질과 더 관련이 있다. 복수초에는 강심배당체인 치마린(Cymarin 또는 cymarine), 아도니토키신(adonitoxin)이 함유되어 있다. 잘못 섭취하면 구토, 설사, 호흡 곤란, 심장 마비를 일으키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 독성물질은 강심제, 이뇨제 등의 약재로도 사용된다.

 

언 땅을 헤지고 미소를 짓는 복수초. 이름 그대로 행복과 장수를 상징하는 상서로운 꽃으로 여겼으면 한다. 꽃말 또한 ‘행복에의 초대’, ‘축복’이다. 보갚음(復讐)으로 볼 이유가 없다. 좋은 이미지를 강화하고 이것을 새해의 안녕을 기원하는 선물용 분식물로 개발하는 등 낙관적(positive)인 측면에서 접근하면 활용도가 높아지고, 농가 소득증대에 활용할 수가 있다. 

 

복수초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강화하면 복수초의 재배와 더불어 지역에서 생산되는 도자기 등에 문양으로 활용할 수가 있다. 이것은 다시 설 선물용 농특산물 세트 상품으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가 있는 등 용도가 넓어진다. 최근 농촌자원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복수초처럼 상징 자원이 있는 것들은 긍정적인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활용했으면 한다. 동시에 설을 맞이해서 본지 농업칼럼란을 성원해 주신 분들의 복수(福寿)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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