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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겨울 배추의 빛과 그림자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2-24 08:2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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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해남에서 배추는 해남 고구마와 함께 재배면적이 전구 수위의 품목이다. 2020년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전남(3,349ha), 충북(2,002ha), 경북(1,946ha), 전북(1,526ha), 강원(1,520ha) 순으로 많다(https://kosis.kr).

 

전남의 배추 면적이 가장 많은 것에는 해남과 무관하지 않다. 해남의 배추 재배면적은 전남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겨울 배추 재배면적은 2,507ha 정도로 전국 재배면적의 70%를 차지한다. 해남 겨울 배추는 재배면적이 많은 만큼 생산 농가가 많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 또한 크다.

 

해남 배추는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것 못지않게, 품질이 좋다는 인식도 강하다. 다른 지역에서 수매한 배추를 ‘땅끝 해남배추’, ‘해남산 배추’로 속여서 판매하는 업자가 등장해 단속될 정도이다. 절임배추, 월동배추 등 배추 산지로서 소비자 인지도 또한 높다. 

 

해남의 겨울 배추는 겨울철에 끝없이 펼쳐진 모습이 장관이기도 하지만 추위를 견디면서 만들어 낸 맛이 일품이다. 보통 월동 채소는 추위에 노출되면 얼지 않도록 식물체가 두툼해지고 수분흡수를 줄인다. 세포 내의 당분 농도를 높이는 것과 함께 비타민 C의 함량을 2배 정도 높인다. 그러한 까닭에 월동 채소는 맛과 영양면에서 우수하다.

 

해남 겨울배추는 기본적으로 미네랄이 풍부한 황토에서 재배되므로 무기물이 많고, 조직이 치밀해서 쉽게 물러지지 않고 맛있다. 게다가 추위를 겪으면서 단맛과 영양소가 증가해 겨울 배추는 꿀맛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달달하고 아삭한 식감이 좋다.

 

해남 겨울 배추는 이처럼 우수한 품질을 갖고 있음에도 단맛과 영양 측면에서 브랜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해남 겨울 배추’ 또는 ‘해남 월동 배추’ 그 자체가 브랜드라고는 할 수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해남 꿀고구마’처럼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달고 우수한 맛을 지닌 배추라는 특성을 전달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 

 

해남 겨울 배추를 맛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맛있다고 한다. 이것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기초로 맛과 영양소의 차별적 특성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해서 장점을 소비 촉진과 가치의 환원측면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관련 연구와 함께 특성이 반영된 브랜드를 만들고, 관리에 의해서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해남 겨울 배추는 국내 겨울 배추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만큼 과잉생산에 의한 산지 폐기 문제, 겨울철 동해에 의한 피해 등이 반복되고 있는 문제점도 개선해야 한다. 과잉생산은 날씨 등에 따른 작황, 동해의 영향도 크나 기본적으로 해남산의 겨울 배추가 우수하고, 재배면적이 많다는 점에서 해남의 배추 생산자 조합 등에서 자체적으로 조율이 어느 정도 가능한 부분이 있다는 점에서 연구하고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동해는 특히 이번 겨울처럼 추운 해에는 어김없이 발생하고 있는데, 날씨의 처분에만 맡길 수는 없다. 겨울 배추의 동해는 크게 ➀ 밑동이 얼고 뿌리가 썩는 증상, ➁ 외부 잎의 괴사, ➂ 외관상 이상이 없으나 내부에 검은 반점의 발생 등으로 구분된다. 

 

이들 피해는 품종에 따른 차이가 있고, 밭두둑의 높이와 방향, 질소량과 칼슘의 시비 시기와 양에 따른 영향 등 경종적인 방지책에 의해 발생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져 있다. 따라서 해남의 실정에 맞은 품종 선택과 경종적인 동해 방지 기술의 연구 개발 및 활용으로 피해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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