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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녹차의 소취성, 스펙트럼 확장의 무기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2-25 08: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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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지난달에 보성군은 영광군과 녹차 굴비 개발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보성군과 영광군이 MOU를 체결하기 전부터 녹차와 굴비는 찰떡궁합이었다. 보리굴비 정식으로 알려진 상차림에는 보리굴비와 녹차물이 항상 함께 나온다. 

 

굴비를 녹차물에 담가서 먹으면 굴비의 비린내가 크게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보통은 녹차물에 굴비는 담그지 않고, 밥 만을 말아서 먹고, 식당에서도 그렇게 권하고 있는 곳이 많다. 녹차의 소취성(악취를 없애는 성질)은 뛰어나나 보리굴비 정식을 먹는 일반적인 사례에서처럼 많이 알려져 있고, 활용도 또한 높지 못하다.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 많은 악취와 접하면서 산다. 악취는 환경, 연령, 성별에 의한 개인차는 있으나 사람들이 불편을 느끼는 물질이 대부분이다.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유해물질이 발생하면 무의식적으로 피하려는 자기방어 본능이 있다. 악취가 나면 호흡을 멈춘다거나 그 자리를 피하는 것도 악취가 정신적 및 육체적으로 유해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악취 제거는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산업적으로도 중요한 위치에 있다.

 

우리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하는 악취 원인 물질은 유화수소, 메탄티올(Methanethiol) 등의 유산계 휘발성 화합물, 암모니아, 아민 등의 질소계 휘발성 화합물 외 다수가 있다. 이런 물질에 의한 개선 방법으로는 대부분 마스킹제나 활성탄과 같은 흡착제가 사용되고 있다. 입냄새 제거 등에는 클로로필 등이 사용되지만 그 효과는 충분치 않고, 식품에 첨가할 정도로 소취 효과가 우수한 편은 아니다.

 

채소류, 과일류의 저장품, 다시마, 츄잉껌, 캔디 그리고 완두통조림, 치약 등에는 탈취제로서 동클로로필린나트륨(sodium copper chlorophyllin)이 많이 사용된다. 이것은 식품의 탈취제로 사용되는 물질이지만 녹차와 비교하면 그 효과가 낮다. 

 

야스다 히데유키(安田英之)의 박사학위논문(早稻田大學 博士學位論文, 1996)에 의하면 동클로로필린나트륨은 악취 물질인 메탄티올(Methanethiol)과 트리메틸아민(Trimethyl Amine)에 대해 각각 31mg/g, 9mg/g의 제거 효과가 있는 것에 비해 녹차의 카테킨은 650mg/g 및 818mg/g의 제거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차 카테킨은 동클로로필린나트륨에 비해 메탄티올은 약 20배, 트리메틸아민은 약 90배의 제거 효과를 나타낸 것이다.

 

차의 소취작용에 대해서는 수소결합(水素結合), 포접작용(抱接作用), 이중결합(二重結合) 등 여러 가지 메커니즘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지속적인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활용 폭이 넓어지고 있다. 특히 차는 식용에 이용되는 식품이면서 항산화, 항균 등이 부가적인 효과도 높으므로 식품에 이르기까지 소취제로서 폭넓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녹차 그 자체가 탈취제로서 효과도 좋다. 그 원리는 활성탄과 비슷하다. 차 표면에는 작은 기공이 많고 내부에 복잡한 미세한 다공 구조가 있다. 이러한 구조는 많은 모세 혈관과 유사하여 차 기공 벽에 흡착 층이 있어 가스 분자가 접근하면 차 표면에 흡착되면서 탈취 효과를 갖는다. 차에는 강한 흡착력을 가진 팔미트산(palmitic acid)과 유사한 분자량과 복잡한 구조를 가진 물질이 있어 차 추출물뿐만 아니라 녹차 자체를 탈취제로 이용할 수가 있다. 

 

녹차는 이처럼 소취 및 탈취 효과가 좋은 데 비해 그동안은 식음료 측면만이 강조되면서 부각되지 못했고 활용도 미진했다. 보성군에서는 지난해 전남 녹차 추출물을 활용한 천연 탈취 제품 개발에 이어 이번에 영광군과 녹차 굴비 개발 MOU를 체결했다. 잘하는 일은 속도감을 내도 좋다. 녹차의 소취성 활용에 가속도를 내어 보성녹차의 소비 구조 다양화와 시장 규모를 키우는 데 활용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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