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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배를 먹어야 하는 이유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9-17 07:4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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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추석(秋夕)의 뜻을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가을 저녁’이다. 


연중 8월 한가운데 달빛이 가장 좋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달 밝은 가을밤’이라는 의미이다. 


추석은 한가위라고도 하는데 ‘한’은 ‘크다’, ‘가위’는 ‘가운데’라는 뜻이다. 중추절(仲秋節), 가배일(嘉俳日),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는 말도 사용된다.

 

추석 명절의 행사 중 으뜸은 조상에 대한 차례(茶禮)다. 차례상에는 여러 가지 관습이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왼쪽부터 대추, 밤, 배, 곶감 순서로 배치한다는 조율이시(棗栗梨枾)이다. 과일 이름이 구체적으로 제시됨에 따라 이들 과일은 추석과 설의 필수 과일처럼 여겨지고 있다.

 

유교 예법의 뼈대가 된 것으로 12세기 남송에서 편찬된‘주자가례’나 17세기 학자 이재가 ‘주자가례’를 바탕으로 조선 예법을 편찬한‘사례편람’에는 특정 과일이나 진열 순서 등이 나와 있지 않다. 유교가 널리 보급되었던 중국과 대만에서도 추석 때 조율이시(棗栗梨枾)라는 말은 사용되지 않고 있으나 ‘조율이시’에 속하는 것 중 배를 먹는 풍습은 있다.

 

중국과 대만에서 추석에 배를 먹는 이유는 크게 ① 상징적인 의미, ② 제철 과일, ③ 건강상의 이유이다. 상징적인 의미는 배의 한자 이름 발음이 이별을 뜻하는 글자와 같은데, 가족이 상봉한 추석에 이별을 뜻하는 것을 먹음으로써 영원한 재회를 의미하는 필수품이다. 제철 과일은 추석 무렵이면 시장에 배가 출하되므로 쉽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상의 이유로는 중국 전통 의학과 관련이 있다. 중국 전통 의학서에 “배는 성질은 달고 약간 신맛이 나는 데 폐를 윤택하게 하고, 심장을 시원하게 하며, 가래를 없애고, 화를 가라앉히며, 독과 독을 제거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오장(五臟)의 음(陰)을 살찌우고 영양을 공급한다, 탕약 배는 주로 기침을 멈추게 하고 갈증을 풀어준다”는 내용도 있다.

 

배는 결국 폐 건강과 감기 등에 좋다는 것인데, 추석을 맞이하는 가을은 공기가 건조하고 날씨가 차가워지면서 목이 마르고, 갈증이 나며 가래 없는 기침이 생기고 피부가 건조해지기 쉬운 시기이다. 이 시기에 배를 먹으면 건조함을 촉촉하게 하고 기침을 없애는 효과가 있어 배를 먹으면 건조함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배는 식이 섬유가 풍부해 최고의 위장 ‘세정제’이기도 하다. 추석 때 기름진 음식, 과식, 맛을 내기 위해 자극적으로 만든 음식을 먹으면 변비가 생기기 쉬운데, 식후 배를 먹게 되면 위장 운동을 촉진하고 체내에 축적된 다량의 유해 물질을 배출해 변비를 예방할 수가 있다. 배는 비타민이 풍부하고 칼로리와 지방 함량이 매우 낮아 특히 단 것을 좋아하고 지방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과일이다.

 

배는 이처럼 건강상의 이유라도 추석에 먹어야 하는 과일이다. 다만, 배는 성질이 차므로 비장과 위장이 허약한 사람, 묽은 변이 있는 사람, 찬 것을 먹으면 배가 아픈 사람은 주의해서 먹어야 한 다. 노인과 병자, 임산부, 가임기에 있고 허약한 체질의 사람은 배를 적게 먹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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