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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군 탄소 농업과 대나무 그리고 죽향 딸기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1-20 09:2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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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기후변화에 맞서는 식물로 대나무가 주목받고 있다. 


대나무는 놀라울 정도로 효과적인 탄소 흡수원이자 거대한 탄소 저장고라는 점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솔루션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대나무는 전 세계적으로 3,600만ha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 산림 면적의 3.2%에 해당되는 대나무는 전 세계 수억 명의 사람들이 다양한 용도로 이용해왔으며, 생계를 대나무에 의존하기도 했다. 


토양 침식방지와 보호, 식용 자원, 목재, 공예품과 생활 도구 재료 등 생활과 떼어 놓을 수 없을 만큼 소중했던 대나무는 문명의 발달과 함께 전통적인 용도 가치가 낮아지고 있다.

 

대나무 고장 담양군도 다르지 않다. 담양에서는 수백 년간 많은 사람이 대나무 세공과 판매에 생계를 의존해 왔다. 죽제품을 주업으로 했던 마을에서는 일정 강점기 때까지만 해도 대나무를 쪼개는 집, 깎고 다듬는 집, 엮는 집, 빛을 만드는 집, 부채를 만드는 집 등 죽제품 생산이 분업화되어 있었고, 그것을 전업으로 했던 사람들이 많았다. 

 

생활공예품 용도가 많았던 대나무는 값싼 수입품과 플라스틱제품의 증가함에 따라 대나무의 생산과 가공, 부산물을 생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급격하게 감소되었다. 담양군의 경우도 담양 대나무밭농업이 2014년에 국가중요농업유산 제4호로 지정된 데 이어 2020년에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되었으나 지역민의 직접적인 생계에 대한 기여도는 과거의 명성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대나무의 생활공예품 용도의 쇠퇴는 세계 공통의 상황인 가운데,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가 문제 되면서 대나무가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 물질인 이산화탄소의 격리 도구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대나무는 가장 빠르게 자라는 식물중의 하나로 하루에 최대 1.2m 속도로 자란다. 단기간에 숲 조성이 가능한 대나무는 광합성을 통해 공기 중에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이것을 대나무와 땅에 저장하고, 토양의 유기탄소를 흡수해 대나무와 뿌리에 저장한다. 수확한 대나무에는 탄소 저장고로 썩어서 분해되기까지 탄소를 격리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1헥타르의 대나무숲과 그 제품은 60년 동안 306톤의 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고 한다.

 

대나무의 탄소 격리 효과가 높음에 따라 이를 탄소 농업에 활용하는 곳들도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곳 중의 하나가 일본 쿄도부(京都府) 가메오카시(亀岡市)이다. 가메오카시에서는 2008년부터 작물을 키우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카본 마이너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카본 마이너스 프로젝트는 정교하고 어려운 작업은 아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농민들이 시내에 많이 있는 대나무 숲에서 간벌한 대나무를 가열해 숯을 만들고, 퇴비에 섞어 농지에 뿌리는 것이다.

 

보통 식물은 광합성으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만 이산화탄소는 식물이 시들어고썩어서 분해되면 다시 대기로 돌아가는데, 숯으로 만들면 이산화탄소를 수백 년간 탄소의 형태로 고정한다. 이 숯을 농지에 뿌리면 농지는 이산화탄소의 저장고가 된다. 대나무를 벌채해서 트럭으로 운반하는 과정 등에서 에너지를 소비하지만, 이를 빼도 이산화탄소가 크게 줄어 농지 1000평방미터당 200-300kg의 이산화탄소의 감축을 실현하고 있다.

 

대나무 숲을 넣은 논밭에서 재배한 작물은 「Cool vegetables」을 줄인「Cool Vege®」 라는 브랜드명으로 판매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교토 은행과 야마토 하우스 공업 등에서도 이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어 온실가스 감축, 농촌의 환경 유지, 농가의 소득증대라는 일석삼조 효과를 거두고 있다.

 

담양군은 대나무자원이 풍부하므로 ‘대나무=저탄소’라는 이미지를 만들기에 좋다. 게다가 담양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육성한 우수한 딸기이면서 대나무 유래의 이름을 가진 ‘죽향’딸기 수출 촉진에도 활용할 수가 있다. 

 

죽향딸기는 대한민국 국가중요농업유산, 세계중요농업유산인 담양대나무밭과 함께 담양의 차별성과 인지도를 활용할 수 있는 마케팅과 브랜드 요소이다. 여기에다 대나무 숯을 첨가한 토양에서 재배한 죽향 딸기는 탄소중립 시대를 맞이해 세계적인 인지도를 높이고, 마케팅에 활용하면서 담양의 대나무조차도 살릴 수 있는 묘책이 될 수 있다.

 

참고자료

허북구. 2021. 담양 대나무 분말과 명품 대나무 딸기. 전남인터넷신문 칼럼 2021-07-15.

허북구. 2020. 담양 우리밀 소쿠리국수, 맛볼 수 있을까?. 전남인터넷신문 칼럼 2020-11-23.

허북구. 2020. 담양 커피 농장과 커피드립 죽공예품. 전남인터넷신문 칼럼 2020-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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