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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문화 들춰보기: 나주 집장과 부삭장의 쇠퇴 배경 -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부학회장겸 학술지 편집위원장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1-25 07: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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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많이 쓰이는 집장 재료[전남인터넷신문]나주 집장과 부삭장은 과거에는 필수품적인 음식이었으나 지금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쇠퇴했다. 


그 배경은 몇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보면 발효 장소, 재료 구입, 제조공정, 먹거리 환경 변화 등을 들 수 있다. 


우선 발효 장소 측면에서는 “부삭장은 부엌개량 이후 만들어 먹지 않았어요.”(이0순. 2014년 5월 3일에 나주시 다시면 백동마을회관에서 인터뷰)라는 제보처럼 집장을 발효 및 숙성시킬 수 있는 풀짚이나 부엌이 없어졌기 때문에 집장과 부삭장이 없어졌다는 주장을 한 분들도 있었다. 

 

실제로 풀두엄을 하지 않고 있으며, 부엌개량이 실시된 이후부터 부삭장의 제조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측면도 있다. 그런데 부엌개량 이후에는 식생활도 함께 개선되었기 때문에 발효 장소의 소실보다는 식생활의 개선, 냉장고의 보급에 의한 김치 및 가공식품의 장기 보존에 의해 속성으로 만들어 먹는 집장과 부삭장의 필요도가 감소되었고, 이는 집장과 부삭장 문화의 쇠퇴로 이어진듯하다.

 

재료 구입 측면에서 “요즘은 보리를 재배하지 않기 때문에 안 만들어 먹는다.”(김0남. 2014년 6월 30일에 나주시 다도면 암정 1리 마을회관 앞에서 인터뷰)라는 제보처럼 집장 및 부삭장을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의 구입이나 제조가 번거로워 만들지 않는 것도 집장문화 쇠퇴의 한 원인이라 할 수 있다(사진). 

 

제조공정 측면에서는 묵덕장(집장)은 “귀한 손님이 왔을 때 대접하는 특별한 음식으로 집장은 맛이 없어서 없어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만드는데 손이 많이 가고 먹는 기간이 짧아서 없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오0인 2014년 7월 20일에 나주시 문평면 오륜마을 앞 정자에서 인터뷰)라는 제보처럼 제조공정이 번거로운 것도 집장과 부삭장 문화가 쇠퇴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집장에도 맛을 좋게 하기 위해 다양한 채소와 양념이 사용되고 있으므로 제조가 번거롭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보관 측면에서 “집장은 맛이 있는데 너무 빨리 삭아서 오랫동안 먹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장0순. 2014년 7월 20일에 나주시 문평면 오륜마을 앞 정자에서 인터뷰)며 집장 및 부삭장 문화의 쇠퇴한 이면에는 보관 문제를 지적하는 분들도 있었는데, 일부 사람들은 집장과 부삭장을 제조하여 냉장고에 보관하면서 장기간에 걸쳐 식용하고 있었다. 따라서 보관문제는 오히려 과거 보다 개선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먹거리 환경변화 측면에서는 먹을거리가 과거보다 다양해지고 풍부해진 것과 더불어 입맛의 변화를 들수가 있다. 최근 다양한 먹을거리를 쉽게 구입할 수 있으므로 집장, 부삭장처럼 만드는 데 노력이 많이 드는 것은 점차 소실되고,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입맛의 세대 간 차이와 변화 또한 차이가 커지고 있다. 전통식품의 경우 어렸을 때부터 먹어보고 자란 세대들은 거부감 없이 먹고, 향수에 젖어들기도 하며, 집장과 부삭장에 대해서도 즐기는 편이다. 그러나 어린이나 젊은 세대들은 먹어 본 적이 없으므로 낮설어 하고, 경계심을 가진다. 또 먹는 과정에서도 발효식품 고유의 냄새와 맛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관능적인 특성 측면에서는 제조과정, 색깔, 맛 등에서 높게 평가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 집장과 부삭장을 조사하는 과정 중 몇몇 가정에서 보관 중인 집장과 부삭장의 맛을 보게 되었는데, 맛은 좋았으나 위생 상태나 색깔, 냄새 등의 기호도가 낮아 먹는 것이 꺼려졌다. 이렇게 낮은 관능성은 젊은이들의 접근에 장애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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