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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시니어클럽과 복지농업 그리고 치유농업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1-26 09:4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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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곡성, 나주, 보성, 순천, 여수, 완도, 해남 등의 시니어클럽과 대한 노인회 완도군지회가 설 선물 세트를 내놓았다. 


어르신 일자리 생산품은 전남도 대표 쇼핑몰 남도 장터의 은빛장터(www.jnmail.kr/category/은빛장터/690/) 에서 3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시니어클럽 어르신들이 선보인 ‘어르신 생산품’은 간장, 된장, 고추장, 전통 장류, 김치, 김부각, 직접 재배해 짠 참기름, 고춧가루, 서리태 등 농산수산물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들 상품은 지역에 있는 어르신의 사회활동 지원 사업 전담 기관인 시니어클럽과 노인 일자리 사업단에 참가한 어르신들이 만든 것이다.

 

전남의 시니어클럽과 어르신들의 일자리는 지역별 차이는 있으나 주로 사회복지 관련 부서가 복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그 내용은 대부분 농업인데도 농업 관계자는 배제되어 있고, 농업과 복지가 연대를 해서 추진한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8년에 ‘사회적 농업의 활성화 지원 사업’을 시행하면서 사회적 농업(Social farming) 사업 시행지침을 내놓았다. 이 지침에 따르면 ‘농업 활동을 통해 장애인, 고령자 등 취약 계층에 돌봄, 교육, 고용 등 다양한 서비스를 공급하는 사회적 농업 실천 조직을 육성하고 그 실천을 확산’하려는 목적으로 시행한다고 했다(농림축산식품부. 2018. 사회적 농업 활성화 지원 시범사업 시행지침).

 

농림축산식품부의 사회적 농업 지침서의 실천 대상에는 이처럼 노인, 장애인 등이 분명히 명시되어 있으나 시니어클럽과 어르신들의 일자리 현장에는 농업은 있되 농업 관계자가 주체가 되거나 복지 관계자와 연대를 통한 사회적 농업은 없다. 그것은 장애인이 농업을 일자리로 활용하는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유럽과 일본 등지에서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농업과 복지 관련 부처가 손잡고 농업을 복지에 활용하고 있는 곳들이 많다. 동시에 농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인력 부족 등의 문제를 노인 및 장애인 고용으로 일부 해결하고 있다.

 

비근한 예로 일본에서는 2013년부터 농림수산성과 후생노동성이 ‘농복연계’ 프로젝트를 시행해 오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장애인의 취업, 건강증진, 삶의 질 향상에 농업을 활용하고, 농업에서는 장애인의 참여를 통해 부족한 농촌 인력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일본의 ‘농복연계’는 현재 우리나라 지역 사회에서 전문 인력과 시설을 갖추고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일자리를 제공하는 노인 일자리 전담 기관인 시니어클럽 이상으로 장애인들이 농업을 복지에 활용하고 있다. 장애인들이 생산한 농산물 또한 남도 장터의 은빛장터처럼 적극적으로 유통시키고 있다.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 치유농업사와 같이 농업과 복지에 관한 지식 및 자격을 갖춘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활동하면서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원예치료사, 도시농업관리사 등 농업복지 관련 인력을 양성해왔고, 최근에는 치유농업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요란할 뿐 원예치료사, 도시농업관리사의 직업적 정착에 실패했다. 시니어클럽 등 복지농업 현장에서는 치유농업사처럼 농업과 복지에 관한 전문가는 찾아볼 수가 없으며, 일본의‘농복연계’처럼 실질적인 성과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시간만 낭비해 왔다. 

 

최근 치유농업, 치유 농장, 치유농업사에 관한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으나 복지농업 현장과 격리되고, 활용처가 없는 치유농업은 모래성이자 앙꼬없는 찐빵이다. 치유농업에 대한 우려를 없애고, 치유농업이 빠르게 정착하면서 농업과 복지, 치유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려면 복지부처와 손잡고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시니어클럽, 장애인의 고용 등 복지농업 현장과 연계하고 활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전남의 경우 치유농업의 수요보다는 복지농업의 수요가 더 많다는 점에서 더욱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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