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나주 돈차 활성화, 돈차 틀에 답이 있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5-16 07:28:50
기사수정

[전남인터넷신문]돈차는 찻잎을 수확하여 찐 후 으깨어 동전처럼 둥글게 만든 차로 전차(錢茶), 단차(團茶), 병차(餠茶), 떡차, 청태전(靑苔錢) 등으로도 불리는 떡차의 일종이다. 


돈차의 역사는 중국 당나라 때의 육우(陸羽, 733-804 추정)가 지은 ‘다경(茶經)’의 비법에 기록된 차로 1000년 이상의 역사가 있으나 그 유산이 근대까지 남아 있었던 곳은 우리나라 전남의 몇몇 지역에 불과했다.

 

일제 강점기 때 우리나라의 돈차가 일본에 알려지자 일본인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돈차에 대해 적극적으로 조사와 발표를 했다. 

 

조선총독부의 기관지인 경성일보 1938년 11월 17일자 지면에는 ‘겨우 문헌에 남은 천고 천승의 전차(錢茶), 전남의 명찰 불회사에서 발견’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1938년 11월 18일자 동아일보에는 ‘천년 전 전차를 발견, 전남 나주군 다도면’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고, 1938년 12월 5일자 경성일보에는 ‘불회사의 전차’라는 기사가 실렸다.

 

일본 시즈오카현 차산업노조연합회 회의소에서 1939년에 발행한 ‘다업계(茶業界)’에도 나주 불회사의 돈차가 소개되어 있다. 일본 산양신문사(山陽新聞社)에서 1942년에 발행한 책(満鮮見たまゝ)에서도 저자인 미야케이치로(三宅一郎)는 나주 돈차를 소개해 놓았다.

 

1939년에 전남 지방의 돈차 산지를 조사한 이에이리 가즈오(家入一雄)가 쓴 ‘조선의 차와 선(朝鮮の茶と禪)’에도 불회사의 돈차가 구체적으로 소개되어 있다.

 

나주는 이처럼 일제 강점기에 돈차의 명산지로 알려져 있으나 활성화가 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해 장흥은 돈차를 ‘청태전’이라는 이름으로 브랜드화해 정부의 각종 공모사업에 활용해 왔으며, 반음반양의 야생차 재배, 주변과 공생하는 친환경적 생태계 유지, 청태전 고유의 전통성 전승 등 청태전 농업시스템을 국가농업유산 12호로 등재했다.

 

돈차는 제조가 쉽고, 찻잎을 연중 수확하여 제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제조 과정에서 성형된 틀에 찻잎을 쪄서 파쇄한 것을 넣어 모양을 만들기 때문에 어린이나 고령자들도 쉽게 할 수 있으며, 만드는 재미가 있다. 쉽게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엽전 모양의 차를 만들어 쉽게 선물할 수 있고, 이용할 수 있다. 

 

게다가 나주는 과거부터 돈차를 이용한 전통이 있으므로 지역의 차 문화를 홍보할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된다. 혁신도시 기관이나 이주민 또한 돈차의 제조와 이용을 통해 나주문화를 배우고,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그런데도 나주에서 돈차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나주 전통문화 향유는 물론 농가 소득 측면에서도 안타까운 일이다.

 

이 문제 해결의 첫걸음은 돈차 틀의 개발과 보급일 것이다. 나주에는 서각동호회 등 목공예 동호회가 활성화되어 있으므로 돈차 틀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돈차 및 돈차 틀과 연계를 못하고 있다. 돈차 틀은 돈차를 만들기 위한 성형 도구뿐만 아니라 조각 등을 통해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이것은 목공예 동호회의 회원 입장에서는 습득한 기술의 활용처가 될 수 있다. 멋지게 만들어진 돈차 틀은 차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필요한 도구이자 다구(茶具)처럼 소장품이 될 수 있으므로 판매나 선물용으로 가치가 높다.

 

돈차 틀을 만들게 되면 돈차를 공부하게 되고, 직접 돈차를 만드는 데까지 이르기 쉽다. 돈차 틀을 갖고 있으면 돈차를 만드는데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돈차 틀의 제조와 보급에 의해 많은 사람이 돈차를 만들게 되면 문화로 정착되면서 차별화된 돈차가 만들어지고, 체험, 전문가용 등 용도가 다양해진다.

 

돈차 문화가 풍성해지면 돈차의 고장으로 알려지면서 사업화가 용이해 지고, 관련 특산품이 개발되며, 이미지 또한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생성 및 발신하는 나주시가 된다. 따라서 돈차 틀의 제조와 이용을 활성화시키면 나주 전통 돈차 문화가 살아나게 된다. 나주 돈차 문화의 활성화는 결국 돈차 틀의 제조와 이용 문화에 달려 있다고 할 수가 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jnnews.co.kr/news/view.php?idx=32622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지리산국립공원, 천연기념물 화엄사 화엄매 만개
  •  기사 이미지 백양사 고불매 선홍빛 꽃망울 터트려, 만개 임박!
  •  기사 이미지 눈부신 구례 산수화
한국언론사협회 메인 왼쪽 1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