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신안군 새우란 축제에 대한 기대와 우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6-20 07:31:04
기사수정

[전남인터넷신문]신안군은 2024년 4월 자은면 1004 뮤지엄파크 일원에서 전국 최초로 우리나라 자생식물 새우란 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새우란(Calanthe discolor)은 지하경이 새우등처럼 생긴 난이라는 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이 속(屬)의 자생지는 한국, 일본, 중국을 비롯해 인도, 히말라야, 동아프리카 열대, 호주 북부, 멕시코, 콜롬비아까지 폭넓으며 세계에 200여 종이 분포한다.

 

우리나라에 자생하고 있는 새우란은 현재까지 새우란, 금새우란, 한라새우란, 여름새우란, 신안새우란, 다도새우란 등 6종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중 신안새우란과 다도새우란은 신안군 흑산도에서 최초로 발견돼 2009년과 2010년에 각각 세계식물분류학회에 품종으로 등록된 종이다.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인 신안은 신안새우란을 포함해 우리나라 멸종위기 난과식물 22종 중 9종이 자생하고 있는 최대의 난과식물 자생지인 점을 살려 2013년부터 새우란과 춘란 전시를 해왔고, 이후 풍란, 석곡 등 자생란 복원사업도 추진해 왔다. 그러므로 내년의 새우란 축제가 뜬금없는 것이 아니다.

 

신안군에서는 그동안 새우란의 재배, 군락지 확대, 전시회 개최에 따른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으며, 새우란의 특성, 일본 등지에서 새우란의 인기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안 관광과 새우란의 붐 조성이라는 측면에서 기대되는 측면이 많다.

 

신안군 새우란 축제는 현재 조성된 자연상태의 새우란 군락지를 확대 조성하고 실내·외 공간을 활용한 새우란 전시와 판매장터, 학술세미나 등으로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축제와 관련해 그 이상 구체화된 것은 알 수 없으나 자생란의 복원과는 별개로 연중 꽃을 볼 수 있고, 다양한 색깔과 모양의 새우난을 수집하여 관상성과 화제성이 높은 것을 새우란전시관에 재배, 육종 및 전시하고, 이것을 작목반이나 농가가 연계하여 소득사업화 하는 구조를 만들고 축제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면 관광과 새우란의 산업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일본에서는 새우란의 인기가 높아 매년 50군데 이상의 곳에서 새우란 전시회를 갖고 있으며, 씨앗, 화분, 서적, 용토 등 관련 상품의 유통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올해‘도쿄돔시티 프리즘홀’에서 개최된 32회‘세계란전 2022―꽃과 초록의 제전’에서는 새우란이 최고상인 일본 대상을 수상했다.

 

일본에서 새우란은 17세기 말에 출판된 원예 서적인 화단강목(花壇綱目)에 재배법이 기록되어 있으며, 1960년대 말 야생화 붐에 이어 1970년대 후반부터 일어난 새우란의 붐에 의해 새우란 전문서 발행, 전국 각지에서 전시회 등이 개최되어 오고 있다. 일본에서 새우란은 한때 산채(山採)한 것 중 특이한 것들이 고가로 거래되었으나 바이러스 등에 감염된 것은 재배 안정성이 낮아져 현재는 교배에 의한 육성 품종이 인기를 얻고 있으며, 이에 관계되는 인구가 많다. 

 

일본에서 새우란은 관상용 외에 새우란 추출물을 이용한 연구와 상품화가 진행되어 있다. 중국에서 새우란은 옛날부터 구자련환초(九子連環草)라는 생약명으로 불리면서 혈액순환을 돕는 약으로 이용되었고, 타박상 개선의 내복 및 치질 등의 외용 민간약으로도 사용되었다. 일본에서는 부인병에 사용된 전통이 있다.

 

새우란 추출물에는 기미의 원인인 멜라닌 색소를 생성하는 티로시나아제라는 효소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며, 인간의 모유두세포(毛乳頭細胞) 증식 효과가 있다는 학술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개발된 발모제(發毛劑)가 판매되고 있다.

 

따라서 개최 예정인 신안군 새우란 축제는 신안 관광의 촉진뿐만 아니라 새우란 붐 조성에 기여해 새우란의 육종, 새우란 압화, 사진, 새우란 종묘, 재배 관련 자재는 물론 추출물을 이용한 상품 등의 산업화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반면에 신안군에서는 새우란 외의 꽃을 테마로 한 행사와 축제가 많아 새우란에만 집중할 수 없다는 점, 새우란의 육종 및 상품군 종류와 질이 미흡하고 소득과 연계할 수 있는 구조 없이 화제성과 보여주기식에 초점을 맞춘 축제가 된다면 역효과를 내기 쉽다.

 

신안군에서는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다음 대응책을 세우고 준비해 관광뿐만 아니라 자생지 보호와 복원, 새우란의 산업적인 측면에서 모두 성공할 수 있길 바란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jnnews.co.kr/news/view.php?idx=32859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지리산국립공원, 천연기념물 화엄사 화엄매 만개
  •  기사 이미지 백양사 고불매 선홍빛 꽃망울 터트려, 만개 임박!
  •  기사 이미지 눈부신 구례 산수화
한국언론사협회 메인 왼쪽 1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