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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문화 들춰보기: 나주배박물관의 장군과 배나무 땅심 구덩이 -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부학회장겸 학술지 편집위원장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6-24 08: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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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전남인터넷신문]나주배박물관의 수장고에는 나무로 만든 장군이 있다. 장군이란 똥, 오줌, 물, 술, 간장 등의 액체를 담아서 옮길 때 쓰는 용기이다. 


장군의 종류에는 사람이 먹는 음식을 담는 장군 외에 똥을 담는‘똥장군’, 오줌을 담는‘오줌장군’등이 있는데, 나주배박물관의 유물은 똥장군이다(사진).

 

똥장군은 인분을 담아서 농지에 운반하는 통으로 모양은 액체를 넣고 쏟기에 편리하며, 지게로 져서 운반하기 좋은 형태이다. 


똥장군의 전체적인 모양은 원통형 기둥을 눞여 놓은 것처럼 좌우가 길며, 그 중앙에 입구가 있다. 입구는 분뇨를 운반할 때 잘 새지 않도록 다소 좁고, 짚 등으로 만든 마개로 막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지게로 져서 운반한 후 농지에 거름을 주는 용도로 쓰였던 똥장군의 재료는 고무 재질로 만들어진 것이 나오기 전에는 옹기나 나무 재질이 사용되었는데, 나무 재질은 가볍고 옹기에 비해 잘 안 깨지기 때문에 많이 이용되었다. 나주배박물관의 수장고에 있는 똥장군 또한 나뭇조각으로 통을 메우듯이 짜서 만든 나무장군이며, 통이 부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나무로 만든 테두리가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과거 나주 배 재배 과수원에서는 나주배박물관의 수장고에 있는 것과 같은 똥장군이 인분을 운반하여 땅심 구덩이에 넣는 데 많이 사용되었다.

 

나주 배원에서 땅심 구덩이라 불린 것은 땅심(지력)을 높이기 위해서 배나무 주위에 거름을 넣도록 판 구덩이였다. 땅심 구덩이 크기는 “나주 배밭에서 땅심 구덩이는 크게 파야 했기 때문에 남자들이 삽으로 팠다. 주로 배나무를 한 바퀴 돌아서 팠으며 폭은 1m 정도 팠고, 깊이는 60cm 정도였다.”(김0숙, 1955년생, 2022년 3월 12일 나주시 다시면 회진리에서 인터뷰).

 

나주시 다시면 동곡리 월성마을 배 과수원에서 2022년 3월 12일에 인터뷰를 한 정0심 씨(1935년생)는 “과거 나주 배밭에서 땅심 구덩이를 파는 일은 큰일이었다. 구덩이를 크게 팠기 때문에 놉(인부)을 쓴다고 해도 하루에 몇 개 파지 못했다. 그러므로 땅심 구덩이를 파는 것은 배밭의 관리 중에서 큰일에 해당되었다.”라고 하셨다.

 

땅심 구덩이 크기는 여러 제보를 종합해 보면 배나무 줄기를 중심으로 주변에 뺑 돌러 팠는데, 그 깊이는 50-60cm, 폭은 70-100cm 정도 되었다. 땅심 구덩이를 파는 시기는 이른 봄이었고, 땅심 구덩이에 넣는 것은 짚, 왕겨, 퇴비, 인분이었다. 2022년 3월 28일 나주시 금천면에서 만난 한0현 씨는 “인분을 땅심 구덩이에 부어서 재배한 배는 유난히 맛있었다. 그래서 1990년대 초까지도 땅심 구덩이를 파고 인분을 넣었다”라고 하셨다. 

 

따라서 나주배박물관 수장고에 있는 똥장군은 나주 배원의 인분 거름을 운반하는 데 사용된 것과 함께 땅심 구덩이라는 시비법과도 밀접한 관련이 농업용 도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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