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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이 보라색인 차나무와 보성 녹차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8-05 07:5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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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 최근 보라색 차가 퍼플 티(Purple Tea)로 불리며 관심을 끌고 있다. 일부 언론에 소개된 퍼플 티는 케냐의 국립 차시험장(현재 차연구재단, Tea Research Foundation)이 25년간에 걸친 연구에 의해 개발한 것으로 2012년에 상업 재배에 성공한 차 품종이다. 이것은 일본에서 개발한 잎이 빨간 차나무 품종인 ‘선루즈(sunrouge)’가 Camellia taliensis X Camellia sinensis 교배종에서 선발된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 녹차와 같은 Camellia sinensis 종류에서 유래된 돌연변이 종이다.

 

케냐의 퍼플 티는 일반 녹차에 비해 카페인이 절반 미만이며, 안토시아닌이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어 그 이름대로 찻잎은 보라색을 띤다. 안토시아닌은 뽕나무 열매, 포도, 블루베리, 아사이베리, 자두 검정쌀, 검정콩 등 건강식품에 많이 있는 성분이다. 퍼플 티에는 건강 효과로 주목받는 강력한 폴리페놀이 포함되어 있고, 건강력 지표 중 하나인 항산화력이 녹차의 2배, 우롱차의 4배로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케냐의 퍼플 티가 최근 유통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으나 보라색 차나무는 중국 당(唐)나라 때부터 존재했었던 차이다. 중국의 전통문화 맥락에서 자색(보라색)은 불멸을 의미하거나 자금성(紫禁城,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궁궐로 명나라 청나라 때 하늘의 아들 천자(天子)라고 부르던 24명의 황제가 살던 궁궐)처럼 황제와 관련이 있어서 자색 차는 대접을 받았던 차이다.

 

중국에서 현재 자색 차나무로 인기를 얻고 있는 품종은 자연(紫娟, Camellia sinensis var. assamica ‘Zijuan’)과 자언(紫嫣, Camellia sinensis var. assamica‘Ziyan’)이다. 자연(紫娟)은 중국 운남성(雲南省農業科学院茶葉研究所)의 주붕(周鵬) 씨가 1954년에 맹해현(勐海縣) 남나산(南糯山) 차밭의 600,000개 이상의 재래종 차나무 중에서 잎과 새싹이 보라색인 것 한 그루를 발견한 것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자색 차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다가 1985년 봄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연구를 했으며, 처음에는 자첨(紫尖)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가 후에 자연(紫娟)으로 바꿨다. 운남성 차연구소는 자연(紫娟)의 유전적 안정성을 확인한 다음 품종으로 등록해 2005년 중국 임업국의 식물신품종보호변공실(植物新品種保護弁公室)로부터 보호를 받고 있다.

 

대엽류의 중생종에 속하는 자연(紫娟)의 분지 부위는 약간 높고, 분지 밀도는 중간 정도이며, 주간의 가지는 약간 굵다. 꽃은 옅은 보라색이며, 새싹과 잎, 줄기가 보라색이고, 반목질화하면 줄기는 붉은 보라색이 되다(사진, 출처: https://m.ipucha.com/show-34-694.html). 목질화된 줄기는 갈록색이 된다.

 

 

자언(紫嫣, ‘Ziyan’)은 사천농업대학(四川農業大學) 차과학과 당천대(唐茜带) 교수 팀이 2017년에 개발한 보라색 차 품종이다. 중국 재래종 차 중에는 차나무에서 보라색을 띠지만 차를 말리면 짙은 녹색을 띠고, 차를 끓인 후에는 청록색으로 변해 소수민족들이 삼색차(三色茶)라고 부르는 것이 있다. 그런데 자연(紫娟)과 자언(紫嫣)은 말린 찻잎은 보라색이고, 수색은 보라색을 띠는 자연(紫娟), 황금색을 띠는 자언(紫嫣)으로 구분된다.

 

위의 보라색 차의 공통점은 창조주의 의도치 않은 창조물로 스트레스 저항에 의한 돌연변이에 의해 만들어진 차라는 점과 건강에 좋은 안토시안 색소와 항산화제인 폴리페놀의 함량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자언(紫嫣)의 경우 찻잎의 안토시아닌 함량은 2.44-3.28%로 일반차의 20배 이상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라색차는 건강과 의학적인 측면에서 많은 연구가 되어 있으며, 매우 긍정적인 연구 결과가 많다. 용도 또한 차 외에 음료, 건강식품 등 다양한 용도로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면서 ‘차=건강’이라는 이미지를 높이고 있는 등 차의 용도와 콘텐츠 확장에 의한 사람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따라서 용도 다양화에 의한 차의 소득증대와 콘텐츠의 다양성과 확장에 의한 관광객의 유입과 차의 판매 증대, 보성 녹차의 차별성과 이미지 제고 등이 더욱더 필요한 보성에서는 보라색 차와 같이 이색적인 차의 육종, 도입 및 활용을 강화하여 새로운 영역을 추가하는 것에 의해 보성 차산업의 몸집을 키울 필요가 있다.

 

참고자료

https://cttea.info/teanews/20210707

https://read01.com/P5oxo7B.html

허북구. 2022. 잎이 흰색인 차나무와 보성녹차. 전남인터넷신문 칼럼(2022-08-04).

허북구. 2022. 잎이 빨간 녹차와 보성 녹차. 전남인터넷신문 칼럼(2022-08-03).

허북구. 2022. 황금색 잎의 녹차와 보성 녹차. 전남인터넷신문 칼럼(2022-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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