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가뭄, 폭염, 호우 그리고 탄소중립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8-10 08:05:03
기사수정

[전남인터넷신문]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계속됨에 따라 피해 규모가 산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수도권이 물 폭탄의 피해를 본 것에 비해 유럽의 주요 나라에서는 영토의 거의 절반이 가뭄의 위험에 처해 있다

 

프랑스나 다른 유럽 국가에서 가뭄은 흔하고 친근한 단어가 아니다. 그러나 올해 유럽과 프랑스에서는 40℃까지 오르는 폭염에 의해 저수지의 물이 증발하고 강물이 줄어드는 등 역사상 가장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100개 이상의 도시와 마을이 식수가 부족해 긴급 물 트럭에 의존하고 있다.

 

엘리자베트 보른 프랑스 총리는 “이번 가뭄은 프랑스에서 기록된 가장 심각한 가뭄”이라고 했다. 프랑스 정부는 사람들에게 차를 세차하지 말 것이며, 잔디와 농장에 물을 주지 말라고 요청했다. 감자 재배자들은 농작물이 시들도록 내버려 두어야 하는 상황이다. 프랑스 농무부는 이러한 가뭄으로 올해 옥수수 수확량은 작년보다 18.8%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치를 내놓았다.

 

영국, 독일, 이탈리아의 폭염과 산불도 마찬가지이다. 영국에서는 1935년 이후 가장 건조한 7월이었다. 독일에서도 강과 호수가 말랐으며, 수위가 너무 낮아져 라인강의 수익성 있는 화물선이 폐쇄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크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서부에 있는 엠스강(Ems River)의 수위는 평균 157cm에서 89cm로 낮아졌다. 최근 몇 주 동안 비가 거의 내리지 않은 북동부 브란덴부르크주에서는 “독일 역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1800년 이후 가장 건조한 7월을 보냈다. 국가 농업 생산량의 최대 3분의 1을 차지하는 포강(Po River) 유역은 바닥을 드러냈다. 강이 마르자 어부들은 강바닥에서 제2차 세계 대전 때의 불발탄을 발견했다. 이탈리아군은 불발탄을 터뜨리기 위해 약 3,000명의 주민을 대피시키고 해당 지역의 영공을 폐쇄했으며 인근 해상, 철도 및 도로 교통을 중단시켰다. 폭탄처리 전문가들은 8월 7일 미국산 폭탄을 해체한 뒤 경찰의 호위 아래 약 45㎞ 떨어진 자갈밭으로 옮겨 폭발시켰다.

 

인구의 3분의 2가 해수면 아래에 살고 있는 네덜란드 또한 가뭄이 심해 홍수 보호 정책에서 가뭄 보호로 정책으로 전환했다. 네덜란드 물 부족 대응팀은 가뭄 위협을 2단계로 격상해 공식적으로 물 부족 단계 대응에 진입했다.

 

지난달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 저널에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스페인의 일부 지역은 기후 변화에 의한 대기 고압 시스템으로 인해 1000년 만에 가장 건조한 날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피스는 스페인 국토의 75%가 사막화에 취약하다고 추정했다. 스페인의 북부 지역은 물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갈리시아 지역에서는 밤에 물 공급을 중단하고 있으며, 바스크 지방은 수영장에 물을 채우는 것과 정원에 물을 주고 세차하는 것을 금지했다. 

 

온대 위도의 유럽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는 주기적 가뭄 현상과 아주적은 강우량은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는 기후 특성이다. 유럽은 가뭄과 폭염에 의해 석유와 석탄뿐만 아니라 식량도 아시아와 세계 다른 지역의 곡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서울의 115년 만의 최악 호우, 역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유럽, 폭설과 건조로 식량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미국과 남미대륙 등 지구 곳곳이 이상 기후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상 기후는 온실가스에 의한 지구 온난화와 무관치가 않으므로 탄소 배출 감축의 필요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경고하는 징후이다. 동시에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상 기후는 현대의 농업은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이상 기후와 기후 재해에 대한 노출 위험이 커져 있으므로 이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고 있다.

 

자료 출처

The Telegraph. 2022.08.09. France and Germany suffer 'most serious' drought on record(https://www.telegraph.co.uk/world-news/2022/08/09/serious-drought-record-grips-parts-europe-extreme-heat-hits/).

Gulf Today. 2022.08.09. Water shortage sparks drought in Europe – GulfToday(https://www.gulftoday.ae/opinion/2022/08/08/water-shortage-sparks-drought-in-europe).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jnnews.co.kr/news/view.php?idx=33212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지리산국립공원, 천연기념물 화엄사 화엄매 만개
  •  기사 이미지 백양사 고불매 선홍빛 꽃망울 터트려, 만개 임박!
  •  기사 이미지 눈부신 구례 산수화
한국언론사협회 메인 왼쪽 1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