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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배 명성, 사회적 책임으로 드높여야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10-07 08: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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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나주에서는 고품질 나주배 명성을 드높이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나주배가 역사의 기록에 등장한 것은 세종실록지리지(1454년) 전라도 편이다. 


1904년에는 일본인 마쓰후지 덴로구(松藤傳六) 등이 나주로 이민을 와서 일본 배 품종을 식재하고 근대적 과수원을 시작했다.

 

근대적 과수원 개원과 함께 배의 명산지가 된 나주는 120년이 다 되도록 최고의 배 명산지 위상을 지키고 있다. 인간의 한세대란 보통 30년을 가리킨다는 점에서 나주배는 이제 4대째로 접어들고 있다. ‘부자 3대 못 간다’라는 말이 있고, 모든 것에는 흥망성쇠가 있음에도 나주배는 격변의 환경에도 그 명성을 잘 지켜온 셈이다.

 

나주에서는 명품 나주배의 전통을 잇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욱더 높이기 위해 저품위 과실의 가공용으로 전환에 의한 시장 격리, 명품 나주배 품질 보증제 도입, 고품질 배의 연중 공급 등의 대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시대적으로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 부문에서는 허점이 보인다.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은 1970년대 기업의 공해 문제, 독과점 등 부정적인 문제에 관한 비판적인 자세가 출발점이었으나 지금은 환경과 인권, 소비자 참여, 사회 개발 등 인류의 공존과 행복한 미래를 위해 함께 추구해야 할 영역이 되었다.

 

국제연합(UN)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확산하기 위해 2015년 국제연합(UN) 정상회의에서 193개 회원국이 '지속 가능한 개발목표'로서 17개 주목표와 169의 세부 목표'(SDGs :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을 채택했다.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유엔과 국제사회의 최대 공동목표인 SDGs는 경제·사회·환경 면에서 풍요로움을 추구하면서도 환경을 지키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목표로 하는 것이다.

 

사회적 책임은 농업·식품산업 분야에서도 실행해야 할 핵심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친환경과 생태계 복원, 안전한 먹을거리, 기후 변화에 대응, 지속 가능한 소비와 생산 등 생산 품목 자체의 품질에 국한되지 않고, 생산 과정과 환경, 생산 이후 소비자와의 관계까지도 생산물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었다.

 

이는 기계적으로 크고 맛있으며, 모양과 색깔이 예쁘고 저장성이 좋은 과일만을 명품으로 여겼던 과거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고, 시대가 요구하는 과일을 명품으로 만들어야 함을 의미한다.

 

나주배를 예로 들면 전정 과정에서 다량으로 발생하는 전정 가지를 모아 바이오차(Biochar, 바이오숯)로 만들어 과수원 토양에 넣는 것은 사회적 책임의 하나이자 나주배의 명성을 높이는 방법이 되었다. 전정 가지는 배나무가 탄소동화작용에 의해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서 에너지로 만들어서 키운 것이다. 이 전정 가지를 태우거나 방치하면 부패되면서 공기 중으로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그런데 배나무 전정가지를 연소하지 않는 수준으로 관리된 산소 농도하에서 350℃ 이상의 온도에서 가열하면 숯이 만들어지면서 약 70%가량의 이산화탄소가 숯에 남게 되고 약 1000년간 유지되면서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게 된다. 배나무 전정 가지로 만든 바이오차는 배원 토양에 넣으면 토질의 개선 효과 또한 크다.

 

소비자들은 폐 전정지를 바이오차로 만들어 재배한 배를 먹고, 선물하는 것만으로도 지구 온실가스 감축과 지구온난화방지에 참여하게 되며, 사회적 책임을 실행하게 되므로 나주배의 명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된다.

 

나주배에서는 이외에 나주배박물관 앞에 있는 지하식의 배 저장고를 이용하면 소비자들에게 탄소 발자국이 적은 배임을 어필할 수 있다. 재배 과정에서도 전해수를 이용한 환경친화적인 관리 등을 하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시대에 맞는 명품 나주배를 육성하고 브랜드 관리를 하려면 나주배의 재배와 유통과정 등에서 사회적 책임의 실행이 포함되어야 하고, 이것이 더해질 때 나주배의 명성이 더욱더 높아질 것이다.

 

참고자료

허북구. 2022. 미래를 바꾸는 탄소농업. 중앙생활사

허북구. 2021. 나주배 농업유산 탄소농법, 잘 살리면 보물 된다. 전남인터넷신문 12월 14일 칼럼.

허북구. 2021. 나주배 지하 저장고, 탄소 중립 농업유산이다. 전남인터넷신문 10월 14일 칼럼.

허북구. 2021. 산성 전해수, 배나무 흑성병 방제 효과로 주목. 전남인터넷신문 7월 28일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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