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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축산업의 명암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11-08 08: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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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네덜란드에서는 2019년 10월부터 2022년 11월 현재까지 트랙터를 앞세운 축산 농가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고속도로에 트랙터의 진입과 주행, 갓길에서 짚이나 타이어를 태우는 행위, 동사무소에 가축의 분뇨를 뿌리는 등 적극적으로 시위를 하고 있으며, 체포자도 발생하고 있다.

 

축산 농가의 시위는 환경 정책에 반발한 것으로 그 뿌리는 네덜란드 농업 구조와 관련이 있다. 네덜란드는 경상도와 전라도를 합친 면적보다 좁은데도 농산품 수출로는 세계 2위 국가이다. 무역 지향의 생산성 중시 농업이 발전해 온 네덜란드 서부에는 최첨단 기술을 구사한 유리 온실 재배, 북부는 낙농, 지난 세기에 만들어진 간척지에서는 채소와 곡물 재배를 한다.

 

네덜란드는 집약적이고 특화된 농축산업을 위해 자국에 없거나 부족한 자원을 타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가축의 사료가 되는 대두나 옥수수, 그 외 곡물이다. 낙농가는 사료를 수입해 젖소를 키우고, 생산된 우유는 수출한다.

 

2018년 네덜란드에서는 16,963명의 농부가 160만 마리의 젖소를 키웠다. 낙농가당 96마리의 암소를 키우는 셈이다. 우유는 연간 총 1,400만 톤을 생산하는데 치즈의 나라답게 우유의 55%가 치즈로, 14%가 분유로, 2%가 버터로, 4%가 우유로 가공된다.

 

네덜란드에서 생산되는 우유와 유제품 70%가 수출되는데, 대상국은 유럽 69%, 중국 12%, 일본 6%, 한국 5%이며, 기타 중동, 아프리카 및 기타 지역으로 소량 수출된다. 유럽과 같은 선진국은 치즈와 버터의 주요 구매자이며 분유는 주로 아프리카, 중국 및 중동으로 수출된다.

 

네덜란드에서 생산된 우유와 가공품은 이렇게 수출되지만 젖소를 사육하는 과정에서 단백질원인 사료의 급여에 의해 질소와 인이 발생한다. 보통 소의 대변에는 질소가 4% 정도이고, 소변의 2%는 요소라는 질소 화합물로 구성되어 있다.

 

소의 사육에 따라 발생하는 질소량과 인이 많은 분뇨는 네덜란드 땅에 남게 되어 유제품 수입국의 ‘화장실’이 된다. 즉, 네덜란드는 질소를 수입하고는 자국에 투기함에 따라 이것이 토양 및 수질 오염을 심각하게 유발하는 등 자연계에 과도한 질소 부하의 원인이 되고 있다.

 

토양에서 질소 화합물은 토양 미생물에 의해 분해된 후 식물에 흡수된다. 가축과 인간 분뇨가 포함된 질소(및 인)는 식물 성장을 촉진하나 질소 화합물이 너무 많이 함유된 채소 등은 인간의 건강에 장애가 된다. 식물에 흡수되지 않고 물로 씻겨 나가 호수로 흘러 들어가면 부영양화가 진행되고 조류가 많이 번식한다. 조류가 많이 발생하면 산소와 광이 부족해 다른 동식물은 살 수 없게 된다. 분뇨와 토양에 함유된 암모니아는 공기 중으로 휘발될 수 있으며, 대기 중 암모니아와 질소 산화물은 미세 입자로 표류하면서 스모그, 식물 손상 및 토양 산성화를 유발한다. 

 

네덜란드에서는 축산업 분뇨 중 90%가 액체로 토양에 주입된다. 토양에 사용된 분뇨의 양은 제한되어 있는데, 네덜란드 낙농가의 80%가 토지에서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분뇨를 생산한다. 따라서 첨단 시설을 이용해 분뇨를 줄이고, 암모니아 가스를 정화하고 있으나 한계가 있다.

 

농업선진국이라는 칭송이 자자한 네덜란드는 이처럼 ‘세계의 화장실’이자 ‘유럽의 배수구’가 되어 ‘세계의 폐’라고 불리는 아마존과 환경 측면에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물론, 가축 사료를 대량생산하는 미국과 브라질은 세계의 비료 및 살충제 투기장이라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지만...

 

2019년 네덜란드 국립 공중보건환경연구소(RIVM)는 질소 배출이 심각해짐에 따라 ‘과다한 질소 배출로 인한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며, 그 대부분의 원인은 가축분뇨로 인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것을 계기로 네덜란드 정부에서도 ‘전체 가축의 30% 감축’이라는 극약처방을 발표하자 트랙터를 앞세운 축산 농가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농산품 수출 세계 2위 국가라는 명성 뒤에 이처럼 그늘이 있는 나라가 네덜란드이다.

 

자료 출처

https://www.newsweekjapan.jp/worldvoice/morita/2021/08/post-25.php(牛乳を大量消費する世界のトイレと化したオラン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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