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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축제는 성하고, 지역은 쇠하는 현상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11-16 08: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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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인도 북동부의 메갈라야주의 주도 실롱에서는 현재 '실롱 벚꽃 축제'(11월 14~17일)가 개최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가을에 개화하는 벚꽃의 특성을 이용하여 2016년부터 벚꽃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베트남 달랏 고원에서도 현재 꽃축제가 개최되고 있다.

 

꽃축제는 이처럼 현재도 세계 곳곳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많은 사람이 화려한 꽃축제 현장에서 남아프리카 사막에 마법처럼 피어있는 들꽃에 이르기까지 꽃들을 쫓아서 여행하고 있다. "매일의 생활에 꽃은 빠뜨릴 수 없다. 언제나 언제라도"라는 말을 할 정도로 꽃을 좋아한 인상파의 거장 클로드 모네를 제쳐 두고라도 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다.

 

누구라도 좋아하는 꽃은 사람들이 꽃을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정서에 좋다는 효과에 관한 많은 연구가 되어 있다. 꽃축제의 소득유발계수는 1:9라는 보고도 있다. 꽃축제 그 자체 소득계수를 1로 하면 외식, 관광, 교통, 상업, 문화 등 많은 연관산업의 소득계수는 9라는 것이다. 꽃축제의 관광 효과는 외부인들뿐만 아니라 지역민들이 좋아한다는 측면에서도 가치가 높다.

 

축제자원으로서 꽃의 효과가 돋보임에 따라 전남의 많은 지자체 또한 꽃축제 관광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광양시는 섬진강변의 매화를, 곡성군은 섬진강 기찻길에 장미를, 무안은 회산백련지의 연꽃을, 신안은 독립된 섬이라는 자원을 이용해서 섬에 따라 계절의 꽃을, 순천시는 순천만에 정원을, 장성군은 황룡강변에 황색꽃을, 영광은 불갑산에 펼쳐진 꽃무릇(석산)을 꽃축제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영암, 함평, 화순에서는 국화꽃을 연출해 축제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꽃 축제가 끝난 뒤 해당 지자체의 보도자료를 보면 실적은 매우 화려하다. 꽃축제 기간 동안 방문객은 많은 곳의 경우 100만 명이 넘고, 보통은 수십만 명이다. 관광객 수만 놓고 보면 꽃축제는 매우 성해 지역의 홍보와 브랜드가치 향상에 크게 기여한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꽃축제를 통해 투자 촉진, 지역 브랜드 형성,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낸 곳들도 있으나 외화내빈(外華內貧)이라고 박하게 평가하는 곳들 또한 적지 않다. 지나치게 외부인들만 신경쓰다 보니 꽃 축제장의 동선이 외곽도로, 고속도로 나들목과 가까이해 관광객들이 지역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짧고, 쓰레기만 버릴 뿐 지역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꽃 축제장이 시내와 많이 떨어져 있고, 심지어 이웃 지자체와 가까워 꽃만 보고 다른 지자체에서 음식을 먹고 숙박을 해 이웃 지자체만 좋게 한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어떤 곳에서는 꽃 축제에 사람이 많이 오면 뭐 하냐는 것이다. 이미 인구 감소가 심각해 많은 식당과 가게들이 문을 닫아 버려 물건을 팔고 일할 사람도 없어 소비인구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자체의 꽃축제 개최는 위의 부정적인 요인들을 개선하기 위한 차원에서 실시되고 있음에도 지역민들의 부정적인 평가 요인이 오히려 증가하거나 많은 곳에서는 축제장의 위치, 동선, 축제 시기, 이웃 지자체 간의 경쟁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살피고 개선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지역에 꽃을 심고 가꾸는 것은 그 자체가 정주 환경의 개선이다. 그리고 이것을 관광 상품화하는 것은 지역의 환경적 풍요로움을 바탕으로 한 탄소중립의 색채경제로 전환이며, 젊은 이주자를 불러들일 수 있는 자원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좋은 자원을 연례행사 정도로만 생각하고, 다양한 부가가치를 연중 생산하지 못하고 있어 축제는 성하고 지역은 쇠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꽃축제 기간의 방문객에 도취할 것이 아니라 꽃축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가치사슬을 제대로 연계시켜서 경제 유발 효과를 최대한 이끌어 내고, 확산 및 재생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꽃축제 결산과 계획은 이러한 관점에서 이루어지고 개선해 “꽃축제가 성하니 지역도 성하는 현상”이 일어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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