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전남 쌀 산업, 사료용 쌀 생산도 고려해야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11-29 08:03:04
기사수정

[전남인터넷신문]올해 쌀값은 45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쌀값 하락과 변동이 심해지자 근본적인 원인분석과 쌀값 안정에 대한 대책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그동안 식량 생산은 쌀 생산 위주로 초점을 맞춰 오다 보니 벼재배 위주의 정책, 벼재배에 적당한 농지개량, 수리 시설에 투자를 해왔으며, 벼 품종 또한 밥맛이 좋은 것 위주로 개발해 왔다.

 

그러한 노력 덕분에 세계 최고 수준의 고품질 쌀 생산과 쌀의 자급률은 달성하였으나 인구 감소와 함께 1인당 쌀소비는 감소하고 있다. 쌀은 자급률이 높은 성과를 거뒀으나 밀, 옥수수, 콩 등의 자급률은 크게 낮아졌다. 이들 곡물은 수입 의존적이다 보니 식량 안보 위협은 물론 해외 곡물 가격과 환율 변동에 따라 관련 상품, 축산물 가격과 생산량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직면한 이런 문제 해결 방안으로 최근 쌀 가공 제품의 개발, 쌀가루(분질미) 생산 확대 등 여러 가지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나 사료용 쌀로의 전환에 대한 목소리는 낮은 실정이다.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사료용 쌀 생산에 적극적이다. 일본에서 사료용 쌀 생산은 2021년 생산 기준 재배 면적은 11.6만ha, 생산량은 63만t이다. 2020년 10a당 평균 생산량은 539kg에 그쳐 다수확 과제가 남아 있으나 2021년산 사료용 쌀 생산으로 일본 농수산 대신상을 수상한 한 생산자는 10a당 970kg을 생산했다.

 

사료용 쌀의 생산은 장점이 많다. 안정된 수입이 가능하고, 현재의 논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심지어 식용 쌀의 재배에 적합하지 않은 논에서도 새로운 설비 투자없이 재배할 수가 있다. 사료용 쌀은 배수가 나쁘거나 고품질 쌀의 재배에 어려운 논에서도 재배를 할 수가 있다.

 

사료용 쌀의 재배 체계는 모내기부터 수확까지는 보통의 벼농사와 같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사용해 온 농기구 등을 이용할 수 있어 특별한 설비 등이 불필요하므로, 큰 부담 없이 전환을 할 수가 있다. 사료용 쌀은 보통 수량이 많은 전용 품종이 사용되는데, 주식용 품종 중 수량이 비교적 많은 품종도 사료용 쌀로 사용이 가능하다.

 

일본의 경우 사료용 쌀로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보조금 등 다양한 지원 조치를 취하고 있어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하다. 단점으로는 낮은 판매 가격이 요구되는 점이다. 사료용 쌀은 사료의 주원료인 옥수수 등 수입하는 것의 대용이기 때문에 축산 농가의 부담이 되지 않도록 옥수수와 동등 혹은 그 이하의 가격으로 판매해야 한다.

 

현재 쌀가격으로는 옥수수 등과 경합에서 경쟁이 안 될 만큼 비싸므로 주식용 쌀에 비해 다수확을 해서 생산단가를 낮춰야 한다.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서는 농지의 대규모화에 의한 생산 비용절감, 사료용의 품종개발, 다수확 기술 개발 등이 뒤따라야 한다. 

 

일본에서는 국가차원에서 개발한 사료용 품종은 25개가 있는데, 만생 품종의 ‘이와다와라(いわいだわら)’의 경우 10a당 생산량은 842kg 정도 된다. ‘만생의 조(晩生の早)’품종 ‘모미로만(モミロマン)’은 10a당 823kg 정도를 수확하며, ‘미나찌가라(みなちから)’는 10a당 816kg 정도를 생산한다. 이들 쌀은 주식용 쌀의 일반 품종에 비해 곡물이 큰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일반 품종 정도의 파종량으로는 종자 수가 부족해, 이식 시의 결주나 직파시의 출아, 묘의 밀도 저하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등 개선할 점이 많으나 생산단가를 낮출 수가 있다.

 

사료용 쌀의 벼 품종은 다수확종인데, 여기에다 재배기술을 더하면 생산비를 더욱 낮출 수가 있다. 일본 농연기구(農研機構)에서는 4월에 모내기를 하고 8월에 지상 50cm 부위에서 잘라서 수확한 다음 예취한 벼에서 다시 싹을 재생시켜서 11월에 2회 수확을 해 10a당 1.41t의 현미를 수확하는 ‘벼 재생 이기작’재배 기술을 개발했다.

 

‘벼 재생 이기작’ 재배 실험을 한 곳은 일본 규슈로 전남 광양, 고흥, 완도, 해남 등 남부 해안 지역과 위도가 비슷해 전남에서 도입이 가능한 기술이다. 실험을 해봐야겠지만 사료용의 다수확 품종을 ‘벼 재생 이기작’ 재배기술을 적용하면 주식용 쌀보다 생산단가를 현저히 낮출 수가 있다. 그러므로 주식용 쌀의 사료용 쌀의 전환은 꿈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전남에서 정책, 품종개발, 재배기술 도입, 사료용 쌀의 보관 대책 마련 등 적극적이고,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가 필요한 시기이다.

 

참고자료

https://minorasu.basf.co.jp/80343(飼料用多収米とは? 主食用米から転換するメリットと、品種選定・栽培のコツ)

허북구. 2020. 벼 2회 수확시대, 전남에서 선도하자. 전남인터넷신문 칼럼(2020.09.16.).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jnnews.co.kr/news/view.php?idx=33940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지리산국립공원, 천연기념물 화엄사 화엄매 만개
  •  기사 이미지 백양사 고불매 선홍빛 꽃망울 터트려, 만개 임박!
  •  기사 이미지 눈부신 구례 산수화
한국언론사협회 메인 왼쪽 1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