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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 동 새 2015-11-22
박영동 jnnews@jnnews.co.kr

복사꽃 흐드러 내리고

아지랑이 넘실대며 아득한 날

내 누이는 피다 만 꽃 잎.

다섯 살 여린 가슴 쥐어짜며,

입가에 피를 머금어 토악질 하다

못내 하늘의 별이 되었다.

 

세상모르는 어린 동생에게

한 가닥 소망도 남기지 못하고

서러운 길 떠나간 뒤,

해마다

찾아오는 무심한 봄날에는

어김없이 접동새가 울어 댔다.

메아리는 내 가슴의 멍울이 되고

이제는 그저 빛마저 바랬다.

 

낮에는 두견새의 눈물.

밤에는 소쩍새의 핏물.

차마 하지 못한 누이의 사연

애절하게 담은 연서인 것을,

골수를 타고 내리는 뼈저린 비탄

담 세상에는 접동새로 나야 겠다.

 

철쭉이 어우러진 산과

개나리 민들레 피어난 들판

누이와 함께 날개를 팔랑이며

이승에 다 못한 사랑의 언약

갈라터진 목청으로

피 멍울 이라도 토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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