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긴 이미 늙었어/황성용
2020-05-25
김원유 jnnews.co.kr@hanmail.net
김원유 jnnews.co.kr@hanmail.net
도발이라
네 이마는 계단 바닥으로 엎어져서 출혈이라
직성은
이연주 시인이 자살하고 난 후의 격한 궁기의 극점이라
정점에 있는 슬픔이다
푸른 낙엽송의 입하도 뿌리째 말라 있고
가지가지 반점 짙게 물컹해 있다
결핍에서 꽐꽐 쏟아지는 통수라
노변에 버려진 자기의 초상이라
순간 눈보라치는 산등성이를 넘고 있는 격정이라
한 구具, 한 구具
폐부를 찌른다
시인이 죽는다고 하길래
뭘로 죽을 것이냐고 마침 물어보고 싶을 때
죽은 연상 떠오른다 나도 그래야 시인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감격이 몇 발짝 물러나 있는 네 곁의 성정이라
불꽃에 몰려 있는 절규에 파고들어
허기, 허기로
그대에게 다가갈 여백 있길래 진정으로 죽어간다
일념하고 있어서, 운명으로 이어지고 있어서
난 이미 늦었어 그곳으로 들어가기에는 너무 짧았어
털털 털린 빈 영혼을 메고 하늘을 쳐다본
허망 이길래, 또 한 번 늦었어,
내 정적으로는 죽긴 이미 늙었어
황성용 약력
미래시학 신인상,
광남일보 신춘문예
목포시문학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