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약속을 하지 않는다/김상근
2020-08-04
김동국 jnnews.co.k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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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 따라 구석구석
기꺼이 찾아오고
기꺼이 돌아가는
오고 가는 것이 거침없는 바다
거부할 수 없는 긴-세월 맞서며
아무것도 잃은 것 없이 지켜온
풍요로운 갯내음
사무치게 그리운 어머니의 향기다
무엇을 위해 길을 떠났고
무엇을 얻었는지 아무 말 없이
오늘도 그 옛날 해변에 다시 와서
이제는 사라져 버린 소나무 그루터기를 보고 있는가
잠시 머물러 손을 담그면
어디선가 하얀 속살을 드러낸 포말이
손등을 스치며 다시 떠나는 바다
억만년 내내 겉과 속이 한결 같으려니
바다는 약속을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