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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 닻을 내리다 2021-12-16
김혜자 jnnews.co.kr@hanmail.net

축제의 불빛 따라 흘러와

슬픔을 버리기에 좋은 이곳

 

설렘은 빈티지로 색이 바래가고

닻배의 시동소리 밤을 새워 울먹인다

부둥켜안은 눈물 헤어지기 싫은 아침을 밀어내며

출항의 새벽안개 속 아낙의 모습 한 점이 될 때까지

스카프와 오색 깃발 흔들어 대며 물보라로 발버둥,

투박한 말투는 어느새 본새 되고

익숙한 뱃고동 소리에 소금꽃 핀 저린 냄새 그리다

만선의 꿈에 들어 

 

갯내에 간이 든 손끝 연분홍 치마만 만지작만지작

계면조로 다스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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