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장례식에 꽃을 이용하는 문화는 동서양 모두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장례 꽃이 장례식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연꽃과 같은 특정 꽃은 재생과 부활을 상징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인들도 장례식 때 꽃을 고인에게 바치는 공물로 사용했는데, 이는 기분 좋은 향기가 영혼을 내세로 인도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불교에서도 꽃은 많이 사용되어 온 전통이 있는데, 그와 관련된 전설이 있다. 부처가 입멸(入滅, 석가나 승려의 죽음을 이르는 말)했을 때 열명의 제자 중의 한 사람인 대가섭(大迦葉)은 먼 곳에 있었다. 그는 그곳에서 우연히 청련화(青蓮華) 꽃을 가진 사람을 만나 그로부터 부처의 죽음을 알게 된다.
대가섭은 그 꽃을 받아 죽은 부처의 곁으로 갔다. 그러자 누운 부처 위에 사라수(沙羅樹) 꽃의 긴 가지가 늘어져 시신을 둘러싸고 있었다. 불교 설화에서는 죽은 자에게 꽃을 바치게 된 유래를 이렇게 전하고 있다.
장례의 꽃은 이처럼 오랜 역사가 있고, 종교와도 관련이 있는데, 서양에서 장례식 꽃 사용은 시대의 변화와 함께 더욱더 발전했다. 영국 빅토리아 시대(Victorian Era, 1837-1901년)에는 지나칠 정도로 많이 사용되었다.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은 장례식에 많은 돈을 쓰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 중 많은 부분이 고인을 애도하고 기념하기 위한 꽃에 사용되었다.
부유한 사람들이 죽으면 유리벽으로 된 영구차를 이용한 호화로운 장례 행렬을 했다. 유리벽으로 된 영구차의 내부에는 화려한 꽃장식이 되어 있어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면서 거리를 행진했다. 또한 시신의 방부처리가 일반화되기 전이었으므로 시신의 부패로 인한 냄새를 가리기 위해 시신 주위에 꽃을 장식하고 양초를 두었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목상여에 종이꽃을 장식했고, 꽃상여에는 많은 양의 종이꽃을 장식하여 고인을 운구한 장례문화가 있었다.
장례에 꽃을 이용하는 문화는 오늘날에도 활용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르는 문화가 정착함에 제단의 꽃장식이 활성화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우리 장례문화에 맞는 장례꽃장식 디자인, 이용법 개발 및 교육이 미진한 편이다.
이에 비해 일본에서는 장례의 꽃장식과 이용문화를 끊임없이 개발하고, 상품화하면서 장례식에서 비중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 5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일본 요코하마 파시피코 요코하마 홀에서 개최된 ‘제27회 장의 비즈니스박람회 2024’에서는 그러한 일본 장의 꽃장식 비즈니스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장의 꽃과 관련된 많은 업체가 참가하여 다양한 장례 꽃장식 디자인을 선보였다.
동시에 박람회 주최 측에서는 2일간의 박람회 기간 중 총 네 번의 강습회를 실시했다. 박람회 개최 첫날 오전에는 120분 동안 중급자 대상용으로 ‘국화로 주는 깊이감 있는 그라데이션 라인’강습이 예정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백장미와 백카네이션, 청색계 꽃 그리고 투명한 유리 용기를 이용한 그라장식 기법으로 깊이감과 부드러운 디자인을 선보였다.
오후에는 120분 동안 중상급자 대상용으로 ‘국화와 깊이를 살린 국화 라인의 입체적으로 보이는 장식’으로 1단의 공간에 2개의 테마를 컴팩트하게 겹쳐 입체적 및 디자인성을 표현한 강습을 했다.
2일째 오전에는 120분 동안 중상급자 대상용으로 ‘초승달 디자인을 응용한 유영장식’ 강습을 했는데, 내용은 초승달 라인을 대칭으로 넣어 움직임과 볼륨감이 있는 디자인을 선보였다.
2일째 오후에는 120분 동안 상급자를 대상으로 ‘국화 라인과 스프레국화, 안개초를 조합한 컴팩트한 웨이브 디자인’을 강습했는데, 내용은 1단 안에 국화 라인(크레센트 라인과 튜브라인의 테크닉)의 테크닉을 이용한 파도 디자인을 선보였다.
일본 장례박람회에서 장례 꽃장식 강습장의 좌석은 뒤편에서 서있는 사람까지를 포함하면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참가해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일본의 장의 꽃장식의 발전에는 이렇게 강습회 개최와 교육에 참가해서 그것을 배우려고 노력하는 플로리스트가 있었음을 알 수 있는 자리였다.
- T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