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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문학의 숨은 거장 연성용, 고려인한글문학 기획전서 재조명 광주 고려인마을, 기획전 통해 잊혀진 고려인 문학인 집중 조명 2025-05-06
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광주고려인마을은 고려인문학사의 중심에 서 있는 극작가 연성용(1909~1994)의 작품 세계와 문학적 유산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사진=고려인마을 제공 [전남인터넷신문]광주 고려인마을 고려인문화관(관장 김병학)에서 열리고 있는 ‘고려인한글문학 기획전’이 디아스포라 문학의 뿌리를 되짚으며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려인문학사의 중심에 서 있는 극작가 연성용(1909~1994)의 작품 세계와 문학적 유산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6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연성용은 단순한 문학인을 넘어 시, 소설, 희곡 등 전 장르에 걸쳐 활동한 다재다능한 고려인 작가로 평가된다. 그는 1928년 첫 희곡 '승리와 사랑'을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했고, 이후 1935년에는 한국 고전 ‘춘향전’을 각색·연출해 현지 무대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83년 희곡 ‘지옥의 종소리’ 까지, 총 17편의 희곡을 집필하며 고려인 문학의 독자적 흐름을 이끌었다. 


특히 이번 기획전에서는 연성용이 한국 고전에서 영감을 받아 재창조한 문학적 시도들과 그 의미에 주목한다. 그가 작사한 노래 ‘씨를 활활 뿌려라’는 디아스포라 문학 정신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작품으로, 교육자이자 연출가로서 후진 양성에 헌신한 그의 철학과 신념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연성용은 1909년 러시아 연해주 라즈돌노예(Razdolnoye)에서 태어났다. 러시아 극장예술대학 연출학부에서 수학한 뒤, 1927년 문예콩쿠르에서 희곡 '승리와 사랑' 으로 1등을 차지하며 일찍이 극작가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1929년 중등학교 졸업 후 교원으로 근무하면서 청소년 예술단을 조직해 연극 '올림피크'를 직접 각색·작곡하는 등 지역 연극 운동에도 활발히 참여했다.

또한 그는 포석 조명희의 문학적 계보를 잇는 대표적인 후예로, 포석이 망명 중 뿌렸던 한글문학의 씨앗을 계승하고 실천한 인물이다. 그의 문학은 연해주와 중앙아시아, 연변, 북한까지 아우르는 디아스포라 문학의 큰 줄기로 자리 잡았으며, 강태수, 조기천, 김해운, 전동혁, 김세일 등과 함께 고려인문학 전통을 굳건히 이어갔다.

고려인문화관 관계자는 “연성용 선생은 고려인 사회에서는 존경받는 문인이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아직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인물” 이라며 “이번 기획전을 통해 그의 작품과 삶이 국내에 널리 소개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 고려인마을의 이번 기획전은 디아스포라 공동체의 정체성과 저항의 서사를 담아낸 한글문학의 살아 있는 현장이자, 고려인의 문화유산을 재발견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되고 있다.

고려방송: 양나탈리아 (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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