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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 꽃 문화, 이제는 전남 농업 전략으로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2025-05-09
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지난 5월 7일, 경기도 안성시의 한 공원에서 졸업사진을 촬영하던 초등학교 6학년 학생 11명 중 일부가 공원에 핀 영산홍을 꽃인 줄 알고 따 먹었다가 병원 치료를 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중 4명의 학생이 복통과 구토 증상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나머지 7명은 별다른 이상 증상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의 원인으로는 학생들이 진달래와 유사한 외형을 가진 영산홍을 진달래로 착각했거나, 최근 식용꽃이 음식에 활용되는 사례가 늘어난 사회 분위기에서 꽃은 먹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영산홍은 진달래목 진달래과에 속하는 반상록 관목으로, 그 꽃 모양이 식용으로 흔히 사용되는 진달래와 매우 유사하다. 특히 남도 지역에서는 진달래를 ‘참꽃’ 또는 ‘진저리’로 불렀고, 이를 식용하거나 화전(花煎)을 부쳐 먹는데 사용되어온 풍습이 오래도록 이어져 왔다.

 

그러나 모든 꽃이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진달래는 식용이 가능하지만 영산홍은 독성을 지니고 있어 섭취 시 구토, 복통 등 중독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식용꽃이 음식 장식이나 샐러드, 디저트 등에 활용되며 그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어떤 꽃이 먹을 수 있고 어떤 꽃이 위험한지는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번 사건은 꽃이 단순히 ‘아름다움의 상징’이라는 이미지를 넘어서 음식 재료로 소비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발생한 교육의 사각지대를 여실히 보여준다.

 

실제로 필자는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 요리 경연대회에 참석한 바 있다. 800여 명이 참가한 대규모 행사였고, 이 가운데 일부 요리사는 식용꽃을 준비해서 요리에 활용했다. 그런데 일부 요리사는 현지에서 채취한 꽃을 이용해 요리를 장식했는데, 이 중에는 독성이 있는 식물도 포함되어 있었다.

 

참가자가 많은 만큼 자신의 요리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연출이었겠지만, 이는 실제 식용 현장에서 독성식물에 대한 지식 없이 이용되었다면 심각한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꽃의 미적 가치와 식용 가능성에만 주목한 나머지, 독성 여부에 대한 검증과 지식이 결여된 채 ‘먹는 꽃’이 확산되는 현실은 우려스럽다.

 

이러한 사고를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식용꽃의 사용이 점차 보편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관련 교육과 안전 기준을 알리는 것은 무엇보다 시급하다. 특히 초중등 교육 현장에서는 자연 관찰 활동이나 생태 체험학습 등에서 식물의 식용 여부를 정확히 구분할 수 있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식용 가능 식물과 유사한 외형을 지닌 독성 식물에 대한 경계도 함께 가르쳐야 한다.

 

한편, 식용꽃은 단지 위험한 요소로만 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올바른 정보와 체계적인 생산·유통 구조가 갖춰진다면 식용꽃은 농촌의 새로운 소득 작목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전남 지역에는 이미 식용꽃을 재배하는 농가들이 있으며, 지역 식자재와 연계한 한식 메뉴, 관광과 체험형 농업 등 다양한 활용 가능성이 열려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를 지역 농업정책이나 농가 소득 전략과 연계하는 체계적인 접근은 미비한 상황이다.

 

이제는 식용꽃을 단순한 장식 식재료나 꽃차, 미용 효과 중심의 트렌드로만 인식하지 말고, 농업과 교육, 안전, 문화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통합적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교육청과 지자체는 식용꽃의 안전 사용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농업 관련 기관은 식용꽃에 대한 연구와 품종 개발, 유통 관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전남 농업도 이러한 흐름을 선도하며, 식용꽃을 새로운 농업 자원으로 육성하고 소비자의 식탁을 더욱 풍요롭고 아름답게 만드는 데 기여하길 기대한다. 또한 꽃축제를 개최하는 지자체에서는 식용꽃을 축제 및 관광과 연계해서 지역 관광과 경제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등 전남 농업전략으로 활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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