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작은 질문 하나가 큰 울림을 만들어낸다. "오늘은 뭐해?"누군가의 일상적인 안부인사처럼 건네지는 이 질문은 로사.C (최미진) 작가에게 실존적 성찰의 출발점이 되었다. KOTE 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 '‘오늘은 뭐해? - 로사.C의 감정일기'는 바로 이 소박한 물음에서 시작된 감정의 여정을 보여준다.
전시의 중심에는 작가의 분신과도 같은 캐릭터 '로사.C'가 있다. 풍만하고 따뜻한 형태의 로사.C는 표정이 없다. 하지만 바로 그 여백 때문에 더욱 강력한 감정적 교감을 이끌어낸다. 관객들은 자신의 감정을 이 캐릭터에 투영하며, 각자만의 이야기를 완성해 나간다.
최미진 작가는 로사.C를 통해 사랑, 위로, 쉼, 연대와 같은 삶의 본질적 감정들을 감성 회화로 풀어낸다. 작품 속에서 로사.C는 때로는 꽃을 들고, 때로는 풍선을 날리며, 때로는 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떠난다. 이 모든 일상적 순간들이 작가의 붓을 통해 특별한 감정의 공간으로 변화한다.작품들을 관통하는 것은 '여백'의 미학이다. 로사.C의 표정 없는 얼굴, 그림 속 비어있는 공간들은 관객이 자신만의 감정과 경험을 채워 넣을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다. 이는 작가가 의도한 소통의 방식이다."괜찮아, 오늘은 아무것도 안 해도"라고 속삭이는 듯한 작품들은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전시장을 걸으며 마주하는 로사.C의 모습들은 각기 다른 감정의 순간을 포착하고 있지만, 모두 공통적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것'에 대한 긍정과 응원을 담고 있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그림을 보는 것을 넘어 관객 자신의 감정일기를 써나가는 경험을 제공한다. "오늘은 뭐해?"라는 질문은 어떤 특별한 일이 있었는지를 묻는 것이 아니라, 그저 지금 이 순간의 나를 들여다보자는 초대이다.
최미진 작가의 감성 회화는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잃어버리기 쉬운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시간을 선사한다. 인사동 KOTE 갤러리 3층에 마련된 전시 공간은 관객들이 로사사.C와 함께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의 '오늘'을 돌아볼 수 있는 따뜻한 휴식처가 될 것이다.
전시는 7월 20일까지 계속되며, 갤러리 운영시간 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