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최근 전라남도와 전라북도에 있는 치유농장 몇 곳을 방문했다. 각 농장들은 치유농업에 필요한 시설을 잘 갖추고 있었고, 일부는 방문객이 기념사진을 찍고 싶을 만큼 예쁘게 꾸며 놓아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경영의 중요한 축인 마케팅 측면에서는 다소 소홀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치유농업이 단순한 체험 공간을 넘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시설과 프로그램 못지않게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치유농장에서 마케팅에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갖고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대표적인 마케팅 프레임워크를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가 다루고자 하는 프레임워크는 총 다섯 가지로, AIDA, AIDMA, AISAS, SIPS, Dual-AISAS 모델이다. 이번 글에서는 그중 가장 오래되고 보편적인 AIDA 모델을 살펴본다.
AIDA는 1898년 미국에서 처음 제안된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고객 행동 분석 프레임워크다. 12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광고, 판매,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는 이유는 단순명료한 구조에 있다.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처음 접하는 순간부터 행동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불필요한 낭비 없이 연결해 주기 때문이다. 이 모델은 Attention(주의), Interest(관심), Desire(욕망), Action(행동)의 네 단계를 거쳐 최종 구매나 참여로 이어진다고 본다. 치유농업처럼 체험과 교육, 관광, 농산물 판매가 결합된 복합 서비스 분야에서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첫 번째 단계인 Attention, 즉 주의 단계에서는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인은 하루에도 수천 개의 광고와 메시지에 노출되지만, 실제로 기억에 남는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따라서 치유농장은 첫 접점에서 강력하게 시선을 끌 수 있는 요소를 준비해야 한다. 농장 입구의 독창적인 간판, 계절별로 변하는 테마 포토존, SNS에서 화제가 될 만한 비주얼 콘텐츠, 또는 체험 프로그램의 독특한 이름 등이 주의를 끄는 효과적인 장치가 될 수 있다.
두 번째 단계는 Interest, 즉 관심이다. 주의를 끄는 데 성공했다면 이를 지속시키고 확대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방문객의 감정을 움직이는 스토리텔링과 실질적인 정보 제공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치유농업이 심리적 안정이나 스트레스 완화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과학적 근거와 함께 설명하거나, 농장에서 재배한 허브를 활용한 차를 시음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만 소비자의 관심은 금세 다른 대상으로 옮겨갈 수 있으므로, 계절과 트렌드에 맞춘 콘텐츠 업데이트와 지속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세 번째 단계는 Desire, 즉 욕망이다. 관심이 생기면 소비자는 자연스럽게 ‘갖고 싶다’거나 ‘해보고 싶다’라는 욕구를 느끼게 된다. 이 시점에서 치유농장은 고유한 가치와 차별성을 부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무농약 라벤더와 국화를 블렌딩한 맞춤 허브차’나 ‘농장에서 직접 제작한 치유 방향제’처럼 구체적이고 희소한 가치를 제시하면 욕망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 또한 체험 후 가져갈 수 있는 기념품이나 농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 메뉴도 좋은 유인책이 된다.
마지막 단계는 Action, 즉 행동이다. 욕망이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표다. 예약, 결제, 재방문, 추가 구매, SNS 공유 등 모두가 이 단계에 해당한다. 여기에서는 한정성과 희소성의 심리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번 주말 한정 10명’, ‘계절 한정 상품’과 같은 문구는 소비자의 결정을 앞당긴다. 아울러 현장에서 바로 예약이나 결제가 가능하도록 절차를 단순화하고 안내를 명확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AIDA는 단순히 광고 문구를 만드는 틀이 아니라, 방문객의 마음속 여정을 설계하는 지도로 볼 수 있다. 치유농업 경영자는 이 네 단계를 기준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점검하고, 각 단계에서 필요한 장치와 콘텐츠를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특히 치유농업은 단발성 체험보다 재방문과 입소문이 더 중요한 산업이다. 주의와 관심에서 끝나지 않고, 욕망과 행동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한다면, 한 번 찾는 농장에서 다시 찾게 되는 농장으로 발전할 수 있다.
AIDA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치유농업은 단순한 농촌 체험을 넘어 치유와 즐거움이 결합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로 성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