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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15세계인권도시포럼 박경서 추진위원장을 만나다
  • 기사등록 2015-05-25 00:04:42
  • 수정 2015-05-25 07:5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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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세계인권도시포럼 박경서 추진위원장 ⓒ강성금 기자

[전남인터넷신문/강성금]한국여성미디어클럽(KWMC)은 분단 70주년, 광복 70주년을 맞이해 진정한 평화와 통일, 인권을 염원하며 통일, 인권관련 단체 및 개인을 만나 기획인터뷰를 진행하는 가운데 지난 17일 폐막한 2015세계인권도시포럼 박경서 추진위원장을 만나 한반도 평화통일과 인권에 대한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박경서 세계인권도시포럼 추진위원장은 HBM Coop 경영 연구소 이사장이며 대한민국 초대 인권대사를 지낸 바 있다.

 

인권은 내면화, 생활화가 중요

 

▶ 세계인권도시포럼이 올해로 5회째인데, 이 포럼을 통해 어떤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까? 광주가 인권도시라 불리기 위해서 더 노력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세계인권도시포럼에 참석한 외국인들이 이 포럼이 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광주인권도시포럼이 그야말로 시민들의 눈에 보이고, 직접 만질 수 있는 구체적인 프로그램으로 되어야 한다. 그래야 광주가 우리나라에서 인권도시의 선도적인 역할을 해나갈 수 있다. 예를 들면, 모든 자동차가 정확하게 신호등과 차선을 지키는 것, 모든 차들이 선팅을 벗기고 서로 손을 흔들고 다니는 것, 모든 식품점에서 유통기한을 지키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 등이다. 유통기한을 지키는 것은 공동체의 행복권을 지키는 것이다. 이렇게 됐을 때 시민이 자기의 안전에 대해 안심할 수 있는 도시, 소통의 도시가 되는 거다. 안전과 소통, 이 두 가지만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다음 단계로 또 가능한 일을 하면 광주가 세계 인권도시로 도약하게 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해나가야 한다. 인권은 공부한 사람들이 강의 제목으로 쓰고 외국의 이론을 가져와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에서 끝나버리면 안 된다. 인권이야말로 가장 쉽게 자기 내면에 생활화가 돼야 한다. 생활화가 됐다는 얘기는, 예를 들어 새벽에 광주 시내에 빨간 신호등이 켜져있을 때 모든 차들이 멈추는 것이다. 뉴욕, 제네바 ,코펜하겐, 함부르크 등 많은 도시의 운전자들은 신호등을 안지키면 큰일 난다는 의식이 몸에 배어있다. 인권은 생활화 되었을 때, 내면화 되어 생활 속에서 직접 터져 나왔을 때에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거다. 이론에 그쳐있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모든 인권은 강제적으로 하는 것에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한계가 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이다.

 

▶ 시민들이 스스로 하기까지는 교육이 중요할텐데...

 

인권교육이 중요하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학교 제도 속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어서 그때그때 인권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내가 인권교육법, 인권교육지원법을 국회에 제출했는데 통과되면 여야가 합해서 한국의 모든 시민이 즐겁게 와서 토론하고 인권에 관해 눈을 뜨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국가 인권 교육원이 마련돼야한다.

 


▲ 2015 세계인권도시포럼 박경서 추진위원장 ⓒ강성금 기자

‘광주정신’을 세계에 공유해야

 

▶ 세계인권도시포럼이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토대로 만들어졌는데, 5·18민주화운동이 올해 35주년이다. 광주시민의 인권이 무참하게 짓밟혔던 5·18의 피해자와 피해가족을 위해 국가의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2011년에 전 광주시장이 내게 세계인권도시포럼 추진위원장을 맡길 때 유엔의 인권도시 지정이 굉장히 오래 걸릴 거라 생각했는데, 다행히 3년차에 유엔인권이사회 자문위원회에서 광주를 세계인권도시로 지정하는 결의안이 통과됐다.

 

5·18의 피해자에 대해 정부는 정부대로 5·18보상 심의를 해서 유가족들을 도와주고 노력했지만, 유가족편에서 보면 모든 게 부족할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5·18정신을 존경하지만, 그게 풀리지 않았다고 서로 불평을 하게 되면 광주의 정신이 훼손된다. 광주의 한은 있지만 그 한과 광주의 정신을 승화시켜야 한다. 5·18정신은 굉장한 거다. 평화를 사랑하는 정신, 공동체가 서로 합의하며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 돕고 아무런 도난사고도 없었던 이 아름다운 광주의 참 민주주의의 공동체 의식이 전 세계 시민에게 소개되어야 한다. 광주에 관계된 몇몇 사람들만 5·18정신을 가지고 있을 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동북아시아, 나아가 세계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 5·18정신을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공동으로 공유하도록 해야 한다.

 

피해자 중에 대상자에서 제외됐다는 것을 인권대사를 할 때부터 잘 알고 있다. 그런 문제는 국가와 광주시가, 또는 광주시민이 아니더라도 뜻있는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고 대화해서 풀어나가야지 대치하고 티격태격하면 제3자들이 들어올 수 있는 가능성이 없어져버린다. 근본적으로는 국가가 5·18피해자에 대해 억울한 사람들이 없도록 계속해서 보상을 해나가야 한다.

 

▶ 5·18정신을 훼손하고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어느 나라에나 있다. 소수의 예외되는 사람들에 대해 무시해버려야 한다. 민주주의라는 게 공동체의 인권이 먼저 가야하는데, 개인의 주장만 주장해서 공동체의 모든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마음의 상처를 주는 건 올바른 시민이 아니다.

 

▶ UN인권이사회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이 통과됐는데, 북한의 인권유린 문제 해결과 한반도 통일 방안에 대해

 

북한인권결의안 속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한국에서는 김정은씨를 국제형사재판소에 고소한다는 것도 들어가 있지만 소련과 중국이 비토권을 가지고 있는 한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회에서 통과되지 않는다. 그 외에 중요한 일들이 많은데, 계속적인 이산가족 상봉,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만들기, 남북 민간인 차원의 접촉, 활발한 남북 교역, 인도주의 원칙에 의한 원조 등이다. 유엔 북한인권현장사무소가 생기면 유엔의 직원들이 와서 여러 가지 권고안 실행을 위한 일들을 할 것이다.

 

문제는 지금 현재 우리나라 주위에 있는 나라들, 중국·일본·소련에 미국이 처음부터 개입돼 있는데, 남과 북을 제외한 네 나라는 우리만큼 평화, 통일에 대한 생각이 적다. 그것을 국민이 알아야 한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한반도가 전쟁연습장 비슷하게 돼버리는 문제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계속해서 우리나라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남과 북이 평화를 가지고 빨리 만나야 한다. 독일이 동방정책으로 분단 45년만에 통일을 했을 때 ‘평화’ 하나만 가지고 이뤄냈다. 남과 북이 손을 잡고 주위 나라들을 설득시켜야 한다. 한반도가 북은 북대로 핵 연습하고 대포 쏘기 시작하고, 그것에 남과 미국은 또 대응하고... 이것은 파괴순환 비슷하게 돼버리므로 이렇게 되면 안 된다.

 

정치적인 이데올로기는 우선 덮어놓고 ‘한반도의 평화 정착’이 우선순위이니 남과 북이 만나서 이것을 추진하면서 주위 나라에 설득하면 돌파구가 생길 것이다.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는 것은 먼저 남과 북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만드는데 모든 나라가 승인해주면 되고, 그래서 불가침조약을 만들면 된다. 그러면 대포 쏘고 핵 연습하는 것은 없어지게 된다. 그렇게 단계적으로 해나가야 된다. 평화정착이 될 때까지는 인도주의에 입각한 원조가 있어야 하고, 민간인들이 왕래하는 것,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경제협력, 유니버시아드대회에 북한사람들도 참가시키는 등의 모든 노력들이 필요하다. 평화정착 실현에 방해요소는 제치고 도와주는 촉매작용 요소들을 빨리 실시해서 한반도 평화협정이 이뤄지고 모든 나라들이 박수 치도록 만들어야 한다.

 

종교인들 타종교 인정하는 겸손 배워야

 

▶ IS를 비롯해 지금까지 지구촌 역사에서 종교로 인한 전쟁이 끊임없이 이어져 온 것에 대해

 

전쟁이 종교로 인해 일어나면 더 악랄해진다. 예를 들면 십자군 전쟁이 그렇다. 종교가 톨로랑스, 즉 참고 남을 인정하고 겸손에서부터 시작하는데, 언젠가부터 종교가 증오의 원천이 돼버렸다. 한국의 모든 종교들이 평화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 타종교를 인정하는 겸손을 종교니까 배워야 한다.

 

지금 현재 IS같은 경우가 악랄하게 나오는데, 폭력을 써서 응징하고 없애려고 하면 악순환이 계속 된다. 유엔 결의안 없는 이라크 전쟁이 실패를 해버렸다. 2001년 9월에 알카에다 조직이 미국 뉴욕 쌍둥이빌딩을 자살폭탄으로 파괴했을 때 3천명의 무고한 백성이 죽었다. 그것에 미국 국민이 분노해서 복수하기 위해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전쟁을 일으켰다. 전쟁 14년이 됐는데, 미국국민 79%가 ‘전쟁 안할걸 그랬다’고 생각한다. 결국 미국의 목적대로 이루지 못하고 실패했다. 이 일로 유엔도 인권 중에서 평화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엔이 정한 인권에는 자유권, 사회권, 평화권, 환경권, 발전권으로 다섯가지가 있는데, 제일 중요한 자유권을 위해서 나머지 네 가지 인권도 중요하다. 핵과 전쟁으로부터 모든 지구의 사람들이 공포를 느끼지 않는 게 평화권이다. 우리나라 한반도에 대치국면을 해소하는 것도 평화권을 앞세워 해야 된다. 평화권,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우선순위에 놓고 나머지는 서서히 해도 된다는 것이다.

 

▶ 대한민국의 인권지수에 대해

 

우리나라는 57위다. 우리는 상당히 선진국에 들어갔지만 갈 길은 멀다고 할 수 있다. 왜냐면 세계 200개 나라 중에 우리보다 더 인권이 좋은 나라가 56개나 있으니 인권이 좋은 나라로 얘기할 수 없다. 인권이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고 장시간에 걸쳐 당사자들에 의해서 평화적으로 돼야하는 것이다. 세계인권도시포럼도 우리나라의 인권지수를 올리기 위한 방안으로 하는 것이다. 지금 현재 우리나라가 한 발은 선진국, 또 한 발은 후진국에 있다. 한 발은 경제가 잘 되는 나라, 그런데 사회지표에서 부정부패가 없어지지 않고 있는 것, 모든 공동체의 인권이 허물어져 버리고 세월호 사고와 같이 안전이 없어져버린 것들 때문에 한 발은 후진국에 있는 거다. 그러니까 전 세계에 우리나라가 주는 이미지는 혼란스럽다. 어떻게 보면 선진국도 같고 어떻게 보면 후진국이니까. 그래서 후진국적인 것을 빨리 선진국화해야 한다. 후진국적인 것은 여성의 인권, 비정규직 문제, 장애인 문제, 개인의 인권을 주장하느라 공동체 인권을 파괴시켜 버리는 것, 부정부패 등이다.

 

한국여성미디어클럽이 여성인권향상에 앞장서길

 

▶ 우리나라 여성의 인권에 대해

 

우리나라 인권지수와 똑같이 우리나라 여성의 인권도 상당히 발전됐지만 갈 길은 무지무지하게 멀다. 지금 모든 분야에 있어서 여성의 참여가 수적으로는 많지만 가장 중요한 정책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여성의 수는 10% 이하다. OECD 통계 중에서 여성의 인권이 하위인 나라 속에 우리나라가 들어있다.

 

유엔의 ‘새천년개발 목표’ 속에 ‘성 평등 및 여성능력의 고양’이라는 여성 인권이 세 번째에 나온다. 세계가 여성인권을 향해 가고 있는데 한국은 그렇지 않다. 이것은 여성에게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여성 자신이 여성을 비하해서는 안 된다. 너무 남성 위주 문화 속에 젖어 있는 나머지 여성 자신들이 스스로 자기들의 권리를 포기해버리는 경향이 한국 여성들 속에는 있다. 이것을 깨어있는 여성들이 계몽시켜야 한다. 모든 데이터에서 보면 여성이 더 지도력이 있다. 내가 이화대학교에서 석좌교수를 5년 했는데 서울대에서 가르친 것보다 이대 여학생들이 훨씬 높다. 모든 선진국에서는 여성의 인권이 남성 인권보다 더 앞선다. 그런데 한국의 남성들은 아직도 여성을 때리고, 여성은 맞고도 얘기도 안하고... 이런 것을 여성 스스로 깨워서 서서히 평화적으로 설득하고 주장해야 한다. 그래야만 OECD 34개국 중에서 여성의 인권이 하위권인 악명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다.

 

▶ 여성미디어클럽에 해주고 싶은 말씀

 

여성미디어클럽은 글과 말로 일하는데... 여성이 남성을 공격적으로 폄하해서는 장기적으로 볼 때 싸움에서 진다, 여성만이 가지고 있는 모성애, 사랑, 포용, 이런 힘들을 가르쳐주면서 아직도 자각하지 못하는 남성들을 설득시키는게 좋다. 그런 의미에서 여성미디어클럽이 중요하다. 남성위주의 사회가 이조시대부터 뿌리박혀왔기 때문에 갈 길이 가시밭길일 것이다.

모든 문화에서 여성들 스스로가 남성의 우군들을 많이 데려와야 한다. 그 남성이 스스로 입을 열어서 여성의 편을 들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또 여성이 여성을 미워하면 안 되므로 여성들을 계몽하는 일도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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