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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015년 전국 초.중.고등학교 자살학생 현황 분석결과 - 학생자살을 방치하는 것은 미래를 포기하는 일
  • 기사등록 2015-10-07 17: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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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들어 성적비관으로 자살하는 학생 비중 높아져 - 학교급이 높을수록 자살자가 많아져, 자살자의 절반 이상이 고등학생 - 죽음으로 내모는 교육이 아니라, 살아갈 힘을 북돋는 교육으로 전환 필요 - 입시왜곡은 물론 사회구조적 원인도 세심하게 점검해 보아야

[전남인터넷신문]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이 전국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자살학생현황을 받아 분석한 결과, 2012년부터 2015년 8월30일까지 총 438명의 학생이 자살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급학교일수록 자살한 학생이 많았고, 특히 올해 들어 성적 문제로 자살한 학생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전국 자살학생 현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성적 비관이 3대 자살 요인 중 하나로 고착되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는 그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2012~14년 자살원인은 가정불화 33.9%, 염세비관 21.7%, 성적비관 11.4%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올해(~8월30일)는 가정불화 26.2%, 성적비관 23.05, 염세비관 14.8% 등 순으로 나타나 성적비관으로 인한 자살 비율이 크게 높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학교급이 높아질수록 자살한 학생이 많았다. 학생들이 상급학교에 진학할수록 갖가지 이유의 절망을 더욱 절박하게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2012~2015년 학교유형별로 보면 고등학교 63.75%, 중학교 24.3%, 초등학교 2.4% 등 순이고, 그밖에 2012~2015년 성별현황은 남성 51%, 여성 45%, 미파악 4%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석결과는 과도한 경쟁체제를 고집하면서도 인간답게 생활할 최소한의 여건도 보장하지 않는 한국사회의 문제점과 이에 순응하는 교육의 병폐가 학생들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학생자살의 주요원인인 가정불화, 염세비관, 성적비관은 개인적인 원인들이라기보다, 더 이상 나빠지기도 힘들만큼 비인간적인 한국사회의 생존환경이 얽혀있어, 단지 다른 모습의 폭력으로 학생들의 생명들을 앗아가고 있을 뿐임을 직시해야 한다.

 

‘시간적·경제적으로 여유를 주지 않는 사회현실’이 가정불화를 부채질하고, ‘꿈을 갖기 힘든 현실’과 ‘어떤 노력을 해도 일그러진 일상을 바로잡기 힘들다는 절망’이 세상을 비관하게 하며, ‘비관적인 현실에서 명문학교 진학만이 유일한 생존이라고 말하는 교육’이 그러기 힘든 자신의 성적을 죽어야 할 이유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명백하게 자살로 위장된 타살이다.

 

본래 교육은 세상을 넓게 볼 수 있는 힘과 지혜롭게 사는 힘을 불어 넣는 일이며, 학력이란 배워서 생긴 힘이고, 더 자존감을 가지고 살도록 배울 수 있는 힘이어야 할 텐데, 학생 대다수를 패배자로 만들고, 열등감을 심어주는 숫자가 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끔찍한 것이다.

 

진보교육감들이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사회, 노동, 복지 등의 기본조건들이 변하지 않고, 왜곡된 입시체제가 변하지 않는 한 한국사회의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진보교육감들이 더욱 격렬하게 학교현장의 비교육, 반교육과 싸워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결과로 드러난 자살학생의 수치는 빙산의 일각일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의 올해 보고서에 따르면 자살충동을 느낀 학생들이 전체 학생의 5분의 1이나 된다. 학생자살을 개인의 의지와 가정의 문제로 치부하거나, 자살에 이른 학생 숫자만 보고 상황을 느슨하게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경고하는 부분이다.

 

학생 자살은 '너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로 심각하게 인식할 수 있어야 하며, 개인과 가정만 탓하는 대책을 넘어 사회와 국가를 성찰하는 고민이 필요하다.

 

학생들의 죽음에 둔감한 사회는 미래가 있을 리 없다. 그런데, 학생자살은 더 이상 뉴스거리도 되기 힘들만큼 둔감해지고 있다. 꾸준히 자살예방교육을 했다는 증거를 남기는 식의 일시적이고, 임시적인 대책으로 우리 사회의 건강한 미래를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학교현장, 시·도교육청, 교육당국은 물론, 우리 사회 전체가 각성하여, 학생자살의 원인을 세밀하게 분석해야하며, 본질적이고, 진정성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한편 광주는 2012년부터 올해 8월30일까지 25명의 학생이 자살한 가운데, 자살사유는 염세비관 11명·가정불화 4명·이성관계 4명·성적비관 2명·생활비관 1명·기타 3명, 학교유형별로는 중학교 7명·고등학교 18명인 것으로 드러났다./제공 : 2015. 10. 7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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