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참으로 좋았어라.
거센 태풍에 흩어지는
냉가슴 맴돌던 인간사.
아마 이것이
세상의 매듭은 아니겠지.
제 각각 잘난 사람들의 푸념.
어둠에 지쳐 애달픈 사정일랑
한 귀로 흘려듣고,
배와 가슴 터지는 벽력
스스로 내상은 깊어져
무너지고 스러져 재가 되건만,
보고 있어도 모르는 일상.
소리쳐도 들리지 않는 무심.
잎 새가 시들어 감에도
식지 않는 욕망들은 활화산.
스치는 바람에도 못 이겨
휘몰아치며 날 뛰어도,
가을은
어김없이 깊어만 간다.
*질풍노도와 같이 달렸던 인생고개에 가을이 왔습니다
약간의 풍상우로를 가미한다면 만추가 될 것입니다.
비록 하루해가 저물어가도 오히려 노을이 아름다울 것이고
인생의 가을에는 단풍이 멋져 보일지도 모릅니다.
이번 가을에는 다가오는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서두르고 한발 앞서
새로운 봄날을 꿈꾸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