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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벗는다  / 이순애
  • 기사등록 2020-05-07 21: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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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처음 만났을 때

낯선 만큼 서로가 아름다웠고

가까이 다가서는 네 뺨은 붉었으며

더워진 심장은 푸르게 퍼덕이며

두꺼워갔다

 

난, 고요해진 밤을 동경하며

연둣빛 산란을 꿈꿨고

햇볕 고즈넉한 수런거림과 친했으며

어둠의 농도가 짙어 갈수록

박자처럼 마신 곡차는 차게 빛났다

 

손에 쥐어준 따뜻한 문장은

허리선에 감긴 코르셋처럼

원초적 탄력을 울음처럼 공유하며

 

준비 없는 이별을 통보하던 날

동백 같은 붉은 고해는

바람이 맞닿으면 하는 거라며

잊지 말잔 당부를 혁명처럼 외쳤지

 

산 그림자를 따라 서녘으로 간 너를

이젠, 기억에서 멀리 벗는 일이다.

 

이순애 약력

2013 한국수필 신인상

무안문화원 백일장운문시우수상

시아문학상수상 한국 예총상표창

시집-꽃잠을 들키다-

2017 전남관광문화재단 문예진흥기금 수혜

현/광주대 문예창작과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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