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코로나가 바꾼 식문화와 과채류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7-06 08:18:45
기사수정

[전남인터넷신문]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된지 20개월이 다 되어 가면서 많은 것이 변하고 있다. 의복, 음식, 교통, 교육, 정보통신, 일상 등 많은 것이 코로나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식문화도 예외는 아니다. 

 

식문화는 국가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전통적인 개념은‘함께 먹는 행위’이다. 함께 먹는 것은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특성으로 사교와 소통의 장이며, 경제 활동의 일부이다. 


함께 먹는 전통적인문화는 라이프 사이클의 변화, 채식주의 및 글루텐 프리 다이어트 등 식단의 개인화, 다양한 패스트푸드의 등장으로 점차 쇠퇴하고 있으나 유럽에서는 여전히 함께 먹는 것을 중요시해 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통계(그림)에 따르면 먹고 마시는 데 소비하는 시간은 프랑스의 경우 세계 1위로 하루 평균 2시간 11분이다. 그다음 이탈리아는 2시간 05분, 그리스는 2시간 04분, 스페인은 2시간 02분, 덴마크는 2시간으로 대부분 유럽국가가 상위권을 차지한다. 한국은 하루 평균 1시간 43분으로 OEDE 국가 중 7위이다. 북미 국가인 캐나다와 미국은 각각 1시간 04분, 1시간 01분으로 프랑스의 절반도 안 된다.

 

먹고 마시는데, 소비하는 시간이 긴 것은 ‘함께 먹는’ 행위 및 ‘대화’와 관련이 깊다. 대화를 하면서 함께 먹는 곳에서는 음식 자체가 공동으로 먹을 수 있게 된 경우가 많다. 수박을 예로 삼으면 큰 수박을 쪼개서 나눠 먹는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음식을 나눠 먹고, 테이블 위의 서비스와 음식이 일체화되어 그 자리에서 즐겨야 하므로 남은 음식이라고 해서 소비자가 마음대로 버리거나 집에 싸가는 금기 사항이다.

 

그런데 프랑스에서는 코로나가 유행된 이후 사람들이 식당에 모여 식사하는 것을 세 번에 걸쳐 금지했으며, 배달 및 테이크아웃으로 대체했다. 폐쇄 조치를 해지한 이후에는 식당 밖에서 영업하고, 도시락 등을 먹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통적인‘함께 먹는 행위’에 균열이 가해졌다.

 

대만은 프랑스와는 달리 전통적으로 테이크아웃 문화가 발달되어 있다. 퇴근길에 길거리에서 죽, 국수, 밥을 가볍게 먹거나 요리를 사서 집으로 가져가 가족과 함께 먹는 경우가 많다. 식당에서도 먹고 남은 것을 싸 갈 수 있도록 식탁 근처에 포장지가 준비된 곳들이 많다. 음식과 과채류는 그 문화에 맞춰서 큰 것을 나눠서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보다 작은 것들을 여러 개 준비해 두어 먹고 남은 것은 가져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나홀로족(혼족)을 위한 작은 포장단위 과채류가 판매되고, 크기가 작은 수박 등이 육성 및 보급되고 있으나 식당 등지에서는 아직도 개인보다는 함께 먹을 수 있도록 큰 과일 등을 쪼개어 제공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남은 것들은 집에 가져가서 먹기가 어렵고 음식쓰레기가 되어 버려진다. 그런 가운데, 코로나로 인해 식당의 손님은 줄고 도시락 소비가 크게 늘었다. 도시락 소비는‘음식을 나눠 먹는 행위’가 아니라 ‘개인별로 나눠진 음식을 먹는 것’으로 방울토마토 등 도시락에 사용하기 쉬운 과채류가 사용되고 있다.

 

한편, 식당에서 남은 음식을 소비자 마음대로 처분해서는 안 되는 금기 사항이 있는 프랑스에서도 최근 남은 음식을 집으로 싸 갈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식당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때 사용되는 포장지는 환경인증을 받는 것으로 내부는 재활용 및 생분해 가능한 재질의 셀룰로스 필름을 사용하며, 외부는 목재로 된 것들이다. 환경에 신경을 쓴 포장지와 함께 남은 것을 가져가기 쉬운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식당에서 함께 먹는 음식에 사용되는 것과 도시락에 사용되는 식재료에는 차이가 있고, 식당에서 먹고 남을 것을 집에 가져가기 쉽게 하는 것들은 기존에 디저트로 사용된 과채류와는 크기 등 선호하는 상품적 특성에 차이가 있다. 코로나로 식문화가 변함에 따라 농가들은 새로운 수요에 맞는 과채류를 도입하고 재배하는 것에 의해 생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jnnews.co.kr/news/view.php?idx=305786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주)국민, 장학금 기탁
  •  기사 이미지 서구, 골목정원 가꾸기로 ‘함께서구’
  •  기사 이미지 보성군 차(茶)향 물씬 풍기는 초록빛 수채화 풍경
전남오픈마켓 메인 왼쪽 2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